연말선물 '똑똑하게' 디지털이 어떨까

  • 입력 2002년 12월 4일 18시 00분



‘선물’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가슴이 설레는 크리스마스. 인형이나 액세서리 같은 익숙한 아이템을 바꿔보고 싶다면 디지털 관련 제품이 어떨까. 실용성이 크고 활용 방법도 다양한 데다 선물에 각종 의미를 부여해줄 수 있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만족도가 높다. 정보기술(IT)산업의 발전과 함께 관련 제품에 대한 소유욕도 높아지는 시점이어서 “최첨단 시대에 선물을 맞추는 센스가 있다”는 찬사까지 받는다면 금상첨화. 단지 차가운 기계로만 볼 수 없는 디지털 선물의 매력은 무엇일까. 또 디지털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선물 아이템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디지털 선물로 생활이 변해요

야후코리아에 근무하는 박준철 부장(41·서울 서초동)은 요즘 사무실에서 딸이 보내주는 사진을 보는 재미에 빠져있다.

‘아빠 사랑해요∼’라는 내용의 e메일과 함께 파일로 첨부돼 인터넷상에서 배달되는 사진들은 딸 소연양(13)이 직접 찍어서 편집한 것. 친구들과 놀러가서 찍은 사진이나 엄마와 저녁을 먹으면서 웃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일에 쫓기느라 딸에게 충분한 관심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느끼는 그에게 이 사진들은 더없는 위로와 힘이 된다.

모두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큰맘 먹고 선물한 디지털카메라 덕분. 박 부장은 “가격이 수십만원대여서 구입 당시 조금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이 선물이 가족관계까지 이렇게 돈독하게 해줄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신나는 것은 소연양도 마찬가지. 일본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들어오면서 헤어진 일본 친구들과 사진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식물 관찰이나 현장 학습 등도 이 카메라로 찍어둔다.

박 부장은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찍은 사진을 직접 출력할 수 있는 컬러 포토 프린터를 선물로 줄 예정이다.

●추억의 저장공간을 선물하세요

박 부장같은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이들에게 얼리어답터 조현경씨와 최문규씨는 소니의 디지털카메라 사이버샷 DSC-U10과 U20을 추천했다. 일회용 라이터를 3개 겹쳐놓은 크기의 이 소형 카메라는 일반 휴대전화보다도 작다. 각각 130만, 200만 화소로 15초간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가격은 30만원대.

“일종의 메모리 북카드예요. 기억하고 싶은 장면들을 머릿 속에만 넣지 말고 생생한 컬러사진으로 남기는 거죠.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전혀 부담이 없으니까 아무 때나 찍을 수 있어요.”

최씨는 벌써 5명에게 이 카메라를 선물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화소가 적은 것 치고는 화질도 선명해 쓰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앙증맞은 핸드백에 쏙 들어가는 작은 디지털카메라는 20, 30대 여성들을 위한 추천 상품.

10대 친구들끼리 부담없이 주고받는 선물로는 재미있는 디지털 소품들을 권해줬다. 베개에 스피커가 달려있는 POOM의 ‘라디오 튜브’가 대표적. 입으로 바람을 불어 베개를 만들 수 있고 자다가 이어폰이 빠질 염려도 없는 이 아이디어 제품은 1만5000원이면 살 수 있다.

●어디서나 음악을 듣는 기쁨도

다음커뮤니케이션 쇼핑팀이 제안한 것은 MP3 플레이어. 단순히 기계가 아니라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는 차원이다. “내가 들려주는 음악이라고 생각해”라는 한마디와 함께 연인들끼리 주고받는 선물로 ‘딱’이다.

다음쇼핑의 가전 부분을 맡고 있는 김홍직씨는 20만원대 제품으로 샤프전자의 MP3 SMP20을 골랐다.

“목걸이처럼 걸고 다녀도 좋은 만큼 작고 예쁜 데다 버튼이 사용할 때 가장 누르기 편한 위치에 놓여 있어요. 소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녹아있는 것 같아 애착이 가요.”

다양한 기능을 원한다면 디지털카메라, CD플레이어, 보이스 레코더 녹음이 함께 포함돼 있는 제품 등도 찾을 수 있다.

●당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줄게

선물받는 사람이 30대 이상의 직장인이라면? 테크노마트는 스케줄 관리와 증권 정보 등이 필요한 사업가를 위한 선물로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꼽았다. 통신사와 연계돼 전화통화는 물론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좋다. 60만∼80만원대로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테크노마트 홍보팀 양승원 대리는 “돈을 버는 성인 자녀들이라면 비즈니스로 바쁜 아버지께 선물할 만한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중년의 부부끼리 품위있게 주고받아도 좋다고.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전자수첩이 여전히 인기다. 졸업과 입학이 눈앞에 다가온 만큼 시의성 있는 선물 아이템. 해외유학을 앞둔 자녀에게는 사전 몇 권의 정보를 사주는 셈이다. 간단한 기능에 만족한다면 15만원 안팎에서 구입할 수 있다.

디지털 선물을 권해준 이들 쇼핑 담당자들은 “전자제품은 사용 기간이 길고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 투자한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고급 선물이라고 생색내느라 정성스러운 포장과 따뜻한 말 한마디를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유쾌한 조언과 함께.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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