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가상망 휴대전화’ 도입 추진… 무한경쟁 예고

  • 입력 2002년 9월 17일 18시 32분


앞으로는 휴대전화 시장이 주파수와 자체 통신망이 없는 후발업체에도 개방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통신망이 없는 후발업체도 가상망 휴대전화사를 만들어 독자적인 브랜드와 식별번호로 선발 휴대전화사들과 경쟁할 수 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가 자체 통신망 없이 휴대전화 서비스를 하는 가상망 휴대전화사업(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고 나서 제4, 제5 휴대전화업체의 등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VNO는 기존의 통신업체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독자적인 브랜드로 서비스를 하는 휴대전화업체.

이상철(李相哲) 정통부 장관은 16일 국정감사에서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이용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MVNO 제도의 실시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MVNO를 허용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김영춘(金榮春·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주요통신 업체들이 지배주주로 참여하는 것을 배제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MVNO 시행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통부는 이에 따라 연말까지 시행방안을 마련해 이르면 내년부터 휴대전화 시장을 MVNO에 개방할 방침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휴대전화 시장이 소수 대형업체 위주로 짜임에 따라 시장 경쟁 활성화 차원에서 이를 도입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의 버진모바일을 비롯한 70개 이상의 MVNO가 나타나 기존의 시장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일본에서는 음성통화보다는 데이터 통신 위주로 MVNO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기존 업체들은 MVNO가 등장하면 통신망을 빌려주고 시장도 일부 내줄 수밖에 없어 반대하는 입장. 반면 수요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선업체 등 나머지 통신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라며 반기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가상망휴대전화업체와 일반 휴대전화업체 비교
 가상망휴대전화업체(MVNO)일반 휴대전화업체(MNO)
사업영역휴대전화 서비스 휴대전화 서비스
주파수 사용 면허없음있음
고유브랜드사용사용(011, 016, 018 등)
휴대전화망없음, 빌려 사용있음
신규업체 진입장벽낮음높음
가입자 모집 및 과금스스로 처리스스로 처리
자료:통신업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