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온라인 장기알까기 인기 폭발

  • 입력 2002년 3월 3일 17시 31분


‘스타크는 모른다. 그러나 알까기는 안다.’

개그맨 최양락이 불러일으킨 알까기 열풍이 온라인 게임 업체들의 노력으로 각종 부가기능과 게임적 요소가 추가돼 스타크래프트 못지 않은 중독성 강한 온라인 게임으로 환생했다.

특히 복잡한 키 조작방식과 시나리오를 외워야 하는 리니지나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청소년 대상 온라인 게임과 달리 일단 시작만 하면 저절로 사용법을 익힐 수 있을 정도로 조작이 쉬워 중년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기아자동차 영업사원 김모씨(34)는 “동료들끼리 점심내기를 할 때도 있고 심지어는 심심풀이로 알까기를 하던 상대와 채팅을 하다가 차를 팔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바둑과 장기 등 두 종류의 알까기를 제공했으나 알 크기가 똑같아 ‘전술적인 재미’를 느낄 수 없는 바둑알까기는 인기를 잃었다. 이에 반해 장기알까기는 △왕(漢)과 같은 큰 알과, 마(馬) 상(象) 차(車) 등의 중간 크기알, 졸(卒)같은 작은 알 등 알 크기에 따라 무게와 스피드가 다르고 △‘변신’ ‘부활’ 등 중간 중간 특별기능이 등장하며 △승패에 따라 계급장을 달아주며 경쟁심을 유발, 게임적 재미를 극대화해 사실상 온라인 알까기 세계를 평정한 상태.

현재 장기알까기 서비스를 하는 곳은 넷마블(www.netmarble.net) 세이클럽(www.sayclub.com) 조이랜드(www.joy-land.com) 파이브마스터스(www.fivemasters.co.kr) 익사이트게임(www.excitegame.com) 등 게임전문사이트와 포털사이트. 이들 사이트는 알까기 열풍에 힘입어 최근 인기가 급상승, 회원 수 1000만 명 이상을 기록 중이다. 회원들의 게임시간도 스타크와 맞먹는 수준.

넷마블의 장기알까기 랭킹 1위인 A씨는 현재 3만1000승 4800패를 기록 중이다. 게임당 평균 소요시간을 5분만 잡아도 A씨는 124일 밤낮을 1초도 쉬지 않고 알까기를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10대 남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온라인 게임과 달리 알까기의 사용자층은 10∼30대에 골고루 분포하며 남녀 성비는 55대 45정도다. 게임업체들은 장기알까기의 인기에 대해 “조작법이 워낙 쉬워 ‘입문’하는데 장벽이 존재하지 않고 누구나 한 번 쯤 해 봤음직한 친숙한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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