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따라잡기]밀리미터파 무선통신

  • 입력 2002년 2월 17일 17시 32분


액션 영화를 보면 커다란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본부에서는 비행기를 몰 듯 무선으로 미사일을 조정하고, 미사일은 목표에 정확하게 명중한다. 어떻게 수백, 수천 ㎞ 떨어진 미사일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을까. 바로 밀리미터파를 이용한 무선통신 기술 덕분이다.

밀리미터파는 휴대폰이 쓰는 주파수 1㎓대의 전파보다 훨씬 높은 30∼300㎓대의 전파를 말한다. 파장 길이가 밀리미터(㎜) 정도여서 ‘밀리미터파’라는 이름이 붙었다.

요즘 고급 승용차에는 차량 충돌방지 시스템이 달려 있다. 앞뒤에 있는 다른 자동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재 너무 바짝 붙으면 경고 신호를 내는 것이다. 이 장치는 밀리미터파를 계속 발사해 앞뒤의 차간 거리를 측정한다.

비행기도 최근 밀리미터파를 많이 이용한다. 밀리미터파를 이용하면 안개가 짙게 낀 날에도 활주로, 비행기, 건물 등의 위치를 눈으로 보듯 훤히 알 수 있어 사고를 막는다.

밀리미터파는 20세기 중반 레이더, 미사일 등 군사용으로 처음 쓰였다. 주파수 대역이 넓어 도청당할 염려가 적고 한번에 많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무선통신이 널리 쓰이면서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이 부족해졌고, 주로 군사용으로 쓰던 밀리미터파가 이제 차세대 무선통신용 전파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동국대 이진구 교수(전자공학과)가 밀리미터파를 이용한 무선통신용 핵심 칩을 첫 개발했다.

앞으로 밀리미터파가 가장 각광받을 분야 중 하나가 무선 고속랜(LAN)과 무선 동영상 통신 서비스다. 무선 랜이 설치되면 회사나 집에서 컴퓨터에 랜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눈에 보이지 않는 밀리미터파를 이용해 초고속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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