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게이머들 '권리 찾기' 운동 활발

  • 입력 2001년 3월 5일 17시 49분


게이머들의 ‘권리 찾기’ 운동이 한창이다.

랙(느린 화면), ID해킹 및 복사, 아이템 오프라인 거래 등 갖가지 부작용이 늘어나자 게이머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요구하고 나선 것.

현재 게이머들의 권리찾기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곳은

‘소비자신문(www.consumertimes.com)’. 이 사이트에 모이는 게이머들은 ‘별동대’란 대표단을 구성, 넥슨, 한빛소프트, 위자드소프트, CCR, 이야기, 액토즈소프트 등이 출시한 게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물론 대책까지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일 ‘디아블로2’의 소비자대책모임’도 ‘한빛소프트’ 측과 서버증설, 해킹, CD키 등 서비스 개선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지난 해에는 ‘리니지’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자 사용자들이 서울 역삼동 ‘엔씨소프트’ 본사로 찾아가 시위를 하고 집기까지 파손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밖에도 각종 게임 관련 소모임들이 자체 설문조사를 공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같은 게이머들의 권리찾기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게이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서비스의 양과 질이 이를 따르지 못하기 때문. 실제로 리니지는 동시 접속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고 넥슨의 온라인 게임들도 수백만 명이 즐기고 있으나 관리자와 서버 용량의 부족으로 게이머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하지만 게임업체들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일부 업체가 홈페이지 및 잡지 등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서비스 개선 등을 약속하지만 대부분 업체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한데다 게이머들의 요구를 무제한적으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관련 법규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온라인 상의 문제가 어디서 발생했는지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빛소프트의 한 관계자도 ‘디아블로 2’ 서비스의 문제점 지적에 대해 “’디아블로2’는 패키지게임이며 배틀넷 대전은 서비스일 뿐이라는 게 미국 ‘블리자드’본사의 입장”이라며 “그들은 서버 증설을 요구하는 한국 게이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게임업체의 한 직원은 “게임회사들은 당초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할지 예상치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관련법규 마련 및 서버 증설을 위한

게임회사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게이머는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한 사람과 게임을 하게 되면서 이를 연결해주는 게임 회사의 중요성이 커지게 됐다”며 “게임업체들은 게임을 파는 것에 그칠 뿐만 아니라 온라인 대전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서버를 적절하게 증설, 관리하는데도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이 10대에서 20, 30대로 퍼져가면서 앞으로 게이머들의 주장은 더 적극적으로 표출될 전망이어서 업체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양희웅<동아닷컴 기자>heewo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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