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심오한 B급게임 파이팅 바이퍼즈Ⅱ

  • 입력 2001년 2월 22일 19시 47분


심오한 B급게임 파이팅 바이퍼즈Ⅱ

제작사 : SEGA

기 종 : 드림 캐스트

장 르 : 3D 대전액션

매 체 : GD-ROM 1장

◇'유한 필드'에 장외패는 없다.

'남코'의 3D 대전 액션게임의 명작 '철권'은 '무한 필드'를 사용한다. 캐릭터들이 끝이 없는 스태이지 위에서 싸운다. 장외패가 없이 죽을 때까지 싸운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SEGA'의 '대전액션'은 '유한 필드'를 채용한다. '버추얼 파이터'가 대표적인 예인데 실컷 때리다가도 한번 실수해서 경기장 밖으로 떨어지면 패한다.

이번에 나온 '파이팅 바이퍼즈Ⅱ'(이하 파바Ⅱ)는 '유한 필드'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는데 철조망을 더해 장외 없는 '유한 필드'를 만든 것이 특징이다.

◇'파이팅 바이퍼즈Ⅱ'의 백미 '철조망 액션'

장클로드 반담이 나오는 액션영화의 철조망 투기장을 떠오르게 하는 '파바Ⅱ' 스태이지의 철책은 평범해 보이지만 거기서부터 비롯되는 액션은 무궁무진하다. 철책에 올라가 공격할 수도 있고 철조망을 딛고 뛰어 공중공격을 할 수도 있다. 그중 철조망을 이용한 연속기가 압권인데 평상시엔 불가능한 연속기도 철조망을 이용하면 가능해진다.

'파이팅 바이퍼즈' 시리즈는 상대의 빈틈을 찾아 한방(?)을 노리는 '철권'과 다르다. '파바'의 주인공 캐릭터이자 일본 학원폭력물의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반'은 단타 위주의 공격을 사용하지만 '반'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이 화려한 연속기를 사용한다. 그래서 정신없이 몰아치는 상대방의 현란한 공격에 게이머는 구석으로 몰리기 일쑤다.

이쯤 되면 게이머는 반격기를 연상하기 마련인데 '파바'의 반격기는 독창성과 격투의 밸런스를 감안할 때 잘 만들어졌다. '철권'이나 'DOA'(Dead or Alive)처럼 상대의 공격을 되받아칠 수 만 있는 것과 달리 자유롭게 치고 막을 수 있다. 카운터 공격뿐 아니라 순수한 공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반격기술의 빈틈(딜레이)도 적은 편이어서 연속기와 적절히 섞어 사용하면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특히 구석에 몰릴 때 반격할 수도 있다.

◇'3D 대전액션'으론 처음 시도했던 공중격투 그러나...

그동안 3D 대전격투의 점프공격은 무용지물이었다. 점프의 느낌이 너무 무겁고 비정상적으로 긴 체공시간 때문에 2D 대전액션처럼 박진감 넘치면서도 정밀한 점프공격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3D 게임인 '파바'시리즈는 공중격투(점프공격)방식을 채용했다. 의도는 좋았지만 기존의 3D 대전액션과 마찬가지로 만족할만한 성과는 얻지 못한 것 같다. 다만 공중공격과 몸을 날려서만 쓸 수 있는 기술은 신선했다.

◇'SEGA'의 명작 '3D 대전액션' '버추얼 파이터'의 단점을 보강하는 데서 출발한 '파이팅 바이퍼즈Ⅱ'

'SEGA'의 처녀작이었던 '버추얼 파이터'(이하 버파)시리즈는 정교한 동작과 부드러운 움직임이 장점이었지만 너무 부드러운 면만 강조하다 보니 타격감이나 박진감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었다. 때린다기보다는 쓰다듬어 준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SEGA'의 두 번째 '대전 액션'게임인 '파바'에서는 이런 '버파'의 단점 보완에 중점을 두었다. 타격감은 지나치게 과장돼 캐릭터들이 얻어맞을 때마다 얌체 공처럼 화면 끝에서 끝으로 날아가는가 하면 철조망을 부수고 경기장 밖으로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이런 타격감은 황당하지만 '철조망 액션'과 어울어져 '파바'만의 재미가 된다.

'파바'에서는 모든 캐릭터들이 아머(보호구)를 착용한다. 카운터 공격으로 상대의 아머를 깰 수 있는 설정이 재미있다. 게임 도중 상대를 희롱하듯 옷(?)을 하나 둘씩 벗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아머가 깨질 때의 카메라 시점은 박진감 넘친다. 자신의 아머를 깰 수도 있는데 그것은 싸움을 거는 게 목적이지만 연속기와 연속기를 연결시켜주는 고리 역할도 한다.

◇'울퉁불퉁' 괴물같은 캐릭터 디자인이 가장 큰 단점

못생긴데다가 두꺼운 갑옷을 입고 뒤뚱거리는 캐릭터들 때문에 선뜻 게임을 시작하기 어려운 것은 '파바'의 치명적 약점이다. 아케이드 게임을 가정용 콘솔(게임기)로 이식한 작품인데도 게이머를 위한 배려는 적다. 형식적인 메뉴와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을 뿐 게임성 자체에는 변화가 없는 것이다.

◇심오한 B급게임 '파이팅 바이퍼즈Ⅱ'

'파바Ⅱ'는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요소들이 많다. 철조망 액션이나 '파바Ⅱ'만의 고유한 반격기 등이 그것이다. 게임 내용에 비해 로딩 시간이 짧아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그렇다. '대전 액션'을 좋아하거나 진득하게 플레이하는 게이머라면 추천하고 싶다.

강용구<동아닷컴 객원 기자> kyky@thrunet.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