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북한도 게임 즐긴다!

  • 입력 2001년 2월 20일 19시 37분


북한에서는 과연 어떤 게임이 인기가 있을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층은 일부 간부층과 부유층에 국한되지만 북한에서는 93년부터 중국과 조총련을 통해 들어온 비디오 게임기 '게므'가 인기다.

97년 탈북해 최근 '평양컨설팅'을 세운 김희군씨는 "흑백 TV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게므'를 사달라는 어린이들이 많다"며 "가격은 북한 흑백 TV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웬만한 흑백 TV가 노동자의 한달 월급인 것을 감안하면 비싼 가격.

북한에는 '게므'만을 모아놓은 오락장도 있다. 국가정보원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전국 각지의 야영소나 체육관 등에 '게므' 전자오락장을 설치하고 있다"며 "개인도 '게므'를 모아 소규모 전자오락장을 차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게므' 전자오락장은 월 정액제로 운영된다. 월 이용료는 근로자 월평균 임금 100원보다 높은 150∼300원선. 비싼 가격임에도 중고생부터 일반인까지 항상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게므' 외에도 북한은 '유희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은별' '청개구리' '망나니공' 등을 자체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실정. 특히 바둑게임인 '은별'은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컴퓨터 바둑 대회'에서 2연패를 차지했으며 일본기원으로부터 공인 3급 수준을 인정받았다.

북한 당국도 게임에 대해서는 관대한 정책을 펴고 있다. 북한의 한 고위층은 "전자오락이 잡념을 없애고 지능발전에 도움을 주므로 장려하자"며 "평양의 학생소년궁전에 1,000세트의 오락기를 추가로 수입해 갖추도록 하라"고 평양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의 게임 정책, 자체 게임개발, 게임기 '게므'의 폭발적 인기를 보면 북한에도 게임 열기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박광수<동아닷컴 기자>think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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