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만화 리뷰]'여검사관 히카루'

  • 입력 2001년 2월 11일 19시 14분


◇티끌만한 단서로 살인사건 해결

“난 죽은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싶어.”

25세의 여성 검시관 히카루(그림). 사고나 사건을 당한 사체를 부검해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그의 임무다.

가뭄으로 말라버린 연못 속에서 젊은 여성의 시체가 발견된다. 히카루는 이 시체가 시랍화(죽은 뒤 오랜 시간 물 속에 있을 경우 체내 지방이 물 속의 칼슘 등과 결합해 밀랍처럼 되는 현상)된 정도를 볼 때 죽은 지 3년 이상된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인근에서 3년 이상된 여성 실종자를 못 찾아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히카루는 연못 주변에 불법 투기된 산업폐기물의 영향으로 시랍화가 훨씬 빨리 진행됐음을 알아내고….

‘여검시관 히카루’(서울문화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만화는 법의학을 다룬 흔치 않은 작품.

그림 가운데 끔찍한 장면도 없지 않지만 사체의 조그만 단서에서 사건의 진실을 찾아 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또 감동적인 결말을 끌어 내는 작가의 이야기 구성력도 훌륭하다. ‘소년탐정 김전일’ 등 추리만화를 재미있게 읽었던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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