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트 46곳 630만명 정보 빼내

  • 입력 2000년 12월 15일 18시 28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이름 전화번호 직업 등 개인정보가 마구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단장 하옥현·河沃炫총경)는 15일 국내 46개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 무려 630여만명의 회원정보를 빼낸 뒤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금품을 요구한 K군 (17·대전 A상고 2년)과 인터넷 경품 사이트를 해킹해 20여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경품을 타낸 김모씨(23·대구 B대학 3년) 등 2명을 별도로 적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개인정보 해킹사례 중 최대규모이며 두 사람이 획득한 개인정보는 전체 인터넷 이용자 1500만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생 K군은 7월초 자신이 개발한 ‘IP스캐너’라는 프로그램을 이용, 동문회 영화 인터넷방송 포털사이트 등 국내 46개 인터넷 사이트에 침입해 회원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직업 출신학교 등이 입력된 630여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냈다. K군은 다음달인 8월경 모 정보통신 시스템 관리자에게 E메일로 해킹사실을 알리며 그 회사의 시스템이 안고 있는 약점을 알려주는 조건으로 디지털카메라와 개인휴대통신단말기 등을 요구했다가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 결과 K군은 중학교 3학년 때인 98년 정부 주최 대전지역정보올림피아드에 출전해 입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학생 김씨는 10월부터 최근까지 5개 인터넷 경품사이트를 해킹해 20여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냈다. 김씨는 또 인터넷회사들이 회원추천을 해주면 경품을 준다는 사실에 착안, 추천인란에 올라있는 300여명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5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 무료이용권을 받기도 했다.

<허문명·최호원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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