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절전 조광기로 세계시장 뚫는다…SRS 해외지사설치 마케팅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2분


“에너지 절감 산업(ESCO)의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

국내 최초로 형광등의 밝기를 조절하는 조광기(Dimmer)를 개발한 SRS의 모토다.

이 회사가 개발한 조광기는 안정기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형광등에 바로 연결해 사용할수 있는 제품.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산 조광기는 설치가 복잡할 뿐 만 아니라 가격도 10만원 이상으로 이 회사 제품에 비해 6배 이상 높다.

세계 유수의 전자산업들은 이같은 조광기 개발에 엄청난 돈을 투자했지만 아직 SRS만한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

▽위기에서 기회를 잡았다〓SRS는 태양광 에너지 이용 기술을 개발할 목적으로 98년 3월 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IMF구조금융체제가 들어선 지 얼마되지 않아 정부의 보보금은 계속 깎여 내려갔다.

이 회사 이원호 사장은 “주력 사업을 포기할 무렵 안정기를 이용한 형광등 조광기는 개발되기 어렵다는 전기업계의 평가를 뒤집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역발상으로 기술개발에 착수한 이 회사는 연구개발 인력을 모두 투입해 필립스 등 세계적인 기업이 개발한 조광기 기술에 대한 벤치마킹에 들어갔다.

올 2월에 원천 기술을 개발한 뒤 이 회사는 또 위기를 맞았다.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일하던 관리 파트의 인력이 핵심기술을 빼내 도주한 것. 하지만 SRS는 원천기술 유출 사건으로 시장에 내놓을 완제품을 예정보다 더 일찍 내놨다.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SRS는 기술개발 초기부터 연구 인력을 해외에 내보내 선진기업의 실패 사례를 수집하는 등 철저하게 세계시장을 조사했다. 에너지 절감 산업의 해외구매력이 더 크기 때문.

이 회사는 백열전구와 형광등에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조도를 절반으로 낮출 경우 에너지를 65%를 절감하는 조광기를 개발한 즉시 캐나다와 남미에 지사를 세우고 해외 마케팅에 들어갔다.

이사장은 “조광기 핵심기술과 제품은 에너지관리공단에 고효율 에너지절약 기자재로 신청했다”며 “내년에는 배터리 분야에서도 기술개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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