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소형화면도…한국 "일본 게 섰거라"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40분


‘이번에는 차세대 소형 화면(디스플레이) 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의 전자업체들이 반도체와 초막박액정표시장치(TFT―LCD) 2차전지(재충전전지) 등에 이어 유기 EL(electro luminescence·차세대 소형 화면)을 놓고 본격 격돌한다.

각국 업체간에 기술이나 제품 개발을 놓고 경쟁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 그러나 한국과 일본 전자업체간 경쟁이 계보를 따라가며 계속되고 있는 것은 일본 업체들로서는 결코 유쾌하지 않다. 일본 업체들이 원천기술이나 선도기술을 개발한 후 앞서나가다 한국 업체들에 계속 추월당하는 일정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는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이 일본을 기술과 시장 점유율 등에서 이미 따돌렸다. TFT―LCD도 국내 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일본을 앞질렀으며 2차전지는 추격중이다.

유기 EL은 1만가지 이상의 색깔을 내고 TFT―LCD에 비해 10배 이상 선명해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이나 개인 휴대단말기(PDA), 소형 휴대용 인터넷 PC, 카스테레오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업계는 컬러 동영상 반응속도가 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급이어서 현재 휴대전화 등에 채용하고 있는 보급형 액정장치(STN―LCD)를 급속히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MT―2000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05년 시장규모가 20억∼30억달러가 될 전망.

유기 EL은 유리기판위에 적 녹 청 3가지의 분말 발광체를 바른 후 전기로 빛을 내게 한다. 따라서 백라이트(후면 조명)가 필요 없기 때문에 15V 이하의 낮은 전압에서도 작동, 전력 소모가 적고 다른 화면에 비해 얇게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일본의 파이오니아, NEC, 샤프 등은 올해중 시제품 생산에 들어가 내년 일본의 IMT―2000 서비스 시작과 함께 본격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의 삼성 SDI와 LG전자도 내년부터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 SDI 관계자는 “‘i프로젝트’란 사업계획을 세워놓고 유기 EL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5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일본 업체들보다 먼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상반기중 1000여가지의 색깔을 표현하는 1.6인치 멀티컬러 유기 EL을 본격 생산하고 하반기에는 1만가지 이상의 색깔을 내는 2인치 풀컬러 유기 EL을 월 70만대 이상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올해 구미공장에 1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세계 처음으로 1.4인치 상용화 제품을 개발해 내년 상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삼성 SDI와 LG전자는 유기 EL의 경우 거의 기술격차가 없어 다른 품목에 비해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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