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스타들 발동동 "한글 도메인 돌려줘요"

  • 입력 2000년 11월 12일 19시 03분


‘www.채림.com’을 잡아라.

10일부터 ‘넷피아(www.netpia.com)’ 등에서 한글 인터넷 주소 등록이 시작되면서 일반인들이 인기연예인들의 이름으로 도메인을 등록해 연예인들과 분쟁이 예상된다.

영문 인터넷 주소에서도 사이버 스쿼팅(Cybersquatting·댓가를 요구할 목적으로 인터넷 주소를 선점하는 행위)이 일어났었다. 가수 조용필은 올해초 서울의 한 회사가 등록한 조용필의 영문 인터넷 주소(www.choyongpil.com)를 찾기 위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중재조정센터에 이의를 제기해 되찾은 적이 있다.

한글 인터넷 주소 등록을 받고 있는 곳은 ‘넷피아’ ‘가비아(www.name7.com)’ ‘후이즈(www.whois.com)’ 등. ‘후이즈’측은 “10일 이전부터 연예인 이름으로 인터넷 주소 등록 예약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가수 조성모(www.조성모.com)는 10일 일찍 등록됐으나 조성모측이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조용필 채림 채시라 등도 마찬가지다.

연예인들은 이런 움직임을 거의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채림측은 “한글 도메인 등록은 알고 있었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용필측도 “10일 오전 일찍부터 서둘렀으나 여의치 않다”며 “이전에 영문 주소 때문에 실랑이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누가 가져가든지 다시 찾아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예인 중 영문 이름으로 된 도메인을 빼앗긴 이들이 적지 않다. ‘비천무’의 주인공 김희선의 영문이름 인터넷 주소(www.kimheesun.com)는 정모씨가 1999년 9월에 등록한 이후 현재까지 ‘공사중’이라는 말만 내놓고 있다. 탤런트 채림의 영어 이름 사이트(www.chaelim.com)도 미국 뉴욕에 사는 김모씨가 도메인을 차지한 뒤 11개국어로 ‘작업 중’이란 안내문만 올려놓고 있다. 가수 조성모의 영문 사이트 ‘www.chosungmo.com’ 역시 조성모와 관련없는 다이어트 전문 사이트로 연결된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는 1999년말 설치된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도메인분쟁 중재센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알랭 들롱(alaindelon.com), 줄리아 로버츠(juliaroberts.com), 마돈나(madonna.com) 등이 WIPO를 통해 자기 이름의 주소를 되찾았다.

인기인과 도메인 선점 분쟁을 치룬 바 있는 Q씨는 “도메인 주소는 주인에게 돌려주는 게 세계적인 추세여서 그다지 큰 돈이 되지 않는다”며 “한글 도메인 선점 경쟁도 한때 바람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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