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항암제' 나온다…한국화학硏-한미약품 2002년 상품화

  • 입력 2000년 9월 19일 18시 44분


한국화학연구소 화학물질연구부 유성은 박사팀과 한미약품은 탁월한 항암효과를 지닌 차세대 항암제인 파클리탁셀을 먹는 약으로 만드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파클리탁셀은 주목나무의 껍질에서 발견되는 물질로 암세포와 결합해 세포 분열을 차단한다. 92년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사는 탁솔이란 상품명으로 파클리탁셀 주사제를 개발했으나 파클리탁셀을 녹이기 위해 넣는 물질이 쇼크사를 일으킬 정도로 독성이 강해 광범위하게 이용되지 못했다.

파클리탁셀을 먹는 약으로 만들지 못했던 것은 이 약물이 물에 녹지 않는 데다 위장세포막에 존재하는 P-당 단백질이 약의 체내 침투를 막기 때문이다.

유박사 팀은 고혈압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합성한 신물질인 인단유도체가 P-당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세계 두 번째로 파클리탁셀을 합성한 한미약품에 10억원의 기술료를 받고 이 물질의 사용권을 넘겨주었다.

한미약품은 파클리탁셀과 인단유도체를 혼합해 물에 녹을 수 있는 작은 방울입자로 만드는데 성공했다.유성은 박사는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경구용 제제가 탁월한 항암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특히 주사제에서 발견되는 부작용이나 암세포의 내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앞으로 20억원을 투입해 빠르면 2002년까지 오락솔이란 상품으로 경구용 파클리탁셀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브리스톨마이어사가 독점 생산하고 있는 파클리탁셀의 세계시장 규모는 약 15억달러정도이며 국내시장만도 120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기자> alchimist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