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위기탈출 '10계명' 있다…삼성연구소 생존전략 소개

  • 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44분


‘닷컴’기업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3월 나스닥 폭락이후 투자가 끊긴 닷컴 기업들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닷컴 기업들은 극심한 자금난 속에서 간신히 하루 하루를 연명해가고 있는 상태. 9, 10월경에 대규모 도산 사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닷컴 기업의 위기와 생존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에 상장된 371개 인터넷 기업 중 74%가 현금 흐름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1, 2년 더 기다려달라’는 요청을 거절하고 철수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벤처 정신과 창업자 그룹의 역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주가 하락으로 스톡옵션의 매력을 잃어버린 직원들의 이탈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닷컴 기업은 이대로 주저앉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닷컴 위기의 본질은 인터넷 경제의 실체에 대한 이해 없이 초단기 투자 이익에 집착해온 시장의 비합리성이었다는 게 연구소측의 분석. 닷컴의 출현은 이제 겨우 시작된 디지털 혁명의 한 단면이며 수 차례의 조정을 거친 뒤 산업의 주류로 정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닷컴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구사하고 있는 10가지 ‘생존 전략’을 소개했다.

①B2B(기업간 전자상거래)겸업〓소비자 상대의 전자상거래(B2C)에서 기반을 다진 닷컴 기업은 수익성이 높은 B2B로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 ②유료화〓회원 확보와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 무료 또는 저가를 감수했던 닷컴들은 최상급 서비스 제공과 가격 차별화 등을 통해 유료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새롬기술은 유료 다이얼패드 서비스를 개시, 분당 50원 정도의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③닷컴간 공동브랜드를 통한 협력체제 구축〓한계를 지닌 비즈니스 모델을 다른 모델과 통합하는 혼성(하이브리드)을 통해 가치를 높여야 한다. ④유통, 물류 사업 진출〓실물 점포, 즉 오프라인 점포로 진출해 채산성을 높여야 한다. B2C소매업의 경우 오프라인 물류로 직접 진출해야 한다. ⑤제조업 개시〓서비스 전문 이미지에서 탈피, 사이버상에서 구축한 자체 브랜드를 실물 상품으로 개발하는 제조업을 겸해야 한다. ⑥최고경영자(CEO)영입 및 강화〓최고 경영진을 위기관리와 대기업 경영 경험이 있는 인물로 교체하고 최고경영층의 경영능력이 한계에 도달할 경우 과감하게 새 인물에게 권한을 넘겨야 한다. ⑦슬림화와 소싱(sourcing)확대〓불필요한 인건비, 광고비를 줄이고 핵심역량이 아닌 부분은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⑧현금흐름 해결〓일시적인 자금 경색과 흑자도산을 방지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금융 전문가를 확보한다. ⑨해외진출, 외자유치〓빠른 수익이 확실한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특히 문화적 동질성이 있는 동아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⑩제값 받고 팔기, 재도전〓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철수 전략을 구사, 사업부문이나 기업 전체를 매각하고 새로운 사업을 전개한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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