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전문가 키워서 채용" LG '디지털스칼라십' 운영

  • 입력 2000년 8월 1일 19시 16분


쓸 만한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일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대사.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가. 일류대에서 관련 분야를 전공한 사람을 뽑아도 입사 후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가르쳐야하는 게 한국 기업의 현실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具滋洪)는 이 같은 현실을 인정하고 비전공자라도 ‘될성부른 떡잎’이라면 과감히 선발해서 ‘처음부터 가르쳐서 써먹겠다’는 취지의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명 ‘디지털 스칼라십(digital scholarship)’제도.

이 제도는 전자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4학년 공대생 중에서 기본 자질이 우수하고 전자공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을 뽑아 여름방학기간에 LG전자 연수원(러닝센터)에서 4주 동안 전자공학 기초이론과 현장 견학 등 교육을 시키는 것.

또 졸업 직전인 2학기에 회사가 지정한 전자공학 과목 중 2과목(6학점 이상)을 수강해 B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졸업과 동시에 입사시킨다.

입사 후에는 디지털 전문인재로 인정, LG전자 디지털미디어 사업본부와 디지털 디스플레이 연구소로 우선 배치하는 특전도 부여한다.

현재 연수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는 1기생은 모두 19명. 4월에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LG전자로부터 2학기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전자공학뿐만 아니라 다른 정보통신 분야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이 제도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필요한 사람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고 학생에게는 안정된 취업과 학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서 앞으로 다른 기업들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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