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사이트 '드림잭팟' 꿈 매주 이뤄주기 화제

  • 입력 2000년 7월 17일 18시 50분


부산에 사는 주부 정정애씨(52·사상구 모라3동)는 16일 인터넷 덕분에 9년전 백혈병으로 숨진 외아들(당시 12세)과의 약속을 지켰다.

정씨는 7년간의 투병 끝에 숨진 아들에게 백혈병을 앓는 아이들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부산 고신의료원과 부산대병원 등을 다니며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백혈병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그러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치료비가 부족한 아이들을 경제적으로 돕지 못하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정씨는 얼마전 본보(6월28일자 B7면 보도)를 통해 알게 된 인터넷사이트 드림잭팟(www.dreamjackpot.co.kr)에 ‘하늘나라에 간 아들과 약속한 꿈을 이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꿈을 등록했다. 드림잭팟은 회원들이 등록한 꿈 중 ‘우승 꿈’을 선정해 실현시켜 주는 사이트. 정씨의 꿈은 이 사이트의 세 번째 ‘우승 꿈’으로 선정됐다.

덕분에 정씨는 백혈병 등을 앓고 있는 어린이 5명에게 각각 300만원이 지원되도록 했다. 정씨는 “아이들 중에는 2년전 언니(당시 5세)가 백혈병으로 숨지고 자신은 신경아세포종을 앓는 두살배기도 포함돼 있다”며 “병마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전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신봉호교수(서울시립대)가 지난달 26일 개설한 이 사이트에는 수많은 네티즌이 자신의 꿈을 등록해 오고 있다. 회사측은 등록된 꿈 중 32개를 선정한 뒤 네티즌의 투표를 통해 매주 한차례씩 ‘우승 꿈’을 뽑는다.

사이트 개설 후 첫 ‘우승 꿈’의 영예는 경기 파주시 검산초등학교에서 컴퓨터를 가르치는 김태은씨(31)에게 돌아갔다. 김씨는 전학년 6개 학급뿐인 이 학교에 컴퓨터 프린터를 지원해달라는 내용을 올렸는데 네티즌들이 ‘고사리들의 꿈을 이뤄주자’고 적극 호응해 꿈을 이뤘다.

그러나 2차 ‘우승 꿈’을 다투던 두 후보는 가짜 회원을 등록시킨 뒤 투표에 참여시킨 사실이 드러나 실격 처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실명확인을 위해 은행계좌번호를 기입하도록 하는 ‘사이버 실명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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