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246개, 지구충돌 확률 "있다"…美위성,'에로스' 감시

  • 입력 2000년 5월 19일 2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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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부스러기’ ‘우주의 부랑자’로 불리는 소행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소행성은 직경이 수백m인 바위덩어리에서부터 수백㎞에 이르는 한반도 정도 크기까지 다양한 모양의 우주 잔해.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해 공룡을 일거에 멸종시켰다는 학설이 제기되면서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어 왔다.

태양계에는 현재 화성과 목성의 궤도 중간에 수천여개의 소행성이 집중적으로 띠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 일부는 타원형 궤도를 이루고 있어 지구와의 충돌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제소행성센터(MPC)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이 점쳐진 소행성은 170여개였으나 적극적인 관심과 정밀한 관측이 이어지면서 최근 이 숫자는 246개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은 최근 항공우주국(NASA)이 탐사위성 NEAR(‘지구근접소행성과의 랑데부’의 약자)를 통해 소행성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등 소행성 연구가 활기를 띄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NEAR가 탐사활동중인 소행성 ‘에로스’는 배 모양으로 도처에 다른 소행성과 충돌한 흔적을 갖고 있다. ‘에로스’가 향후 10억년이내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5%. 이 경우 공룡을 전멸시켰던 것 이상의 충격을 지구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탐사위성 NEAR는 현재 ‘에로스’로부터 수백㎞ 떨어져 활동중이다. 하지만 수m 단위의 고해상 카메라로 표면을 촬영하고 스펙트로미터로 미네랄 성분을, 마그네토미터로는 태양계와 연관된 자기장의 변화를 측정해 ‘에로스’의 탄생비밀을 밝힐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일본 우주당국은 2002년 우주선을 발사, 소행성 ‘니어리어스’에 초소형 로봇을 착륙시킨 뒤 암석을 채취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벼룩처럼 표면을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암석을 채취할 미니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럽우주항공국도 ‘로제타’탐사선을 2003년 발사, 2011년 위르타닌 혜성의 시료 채집을 시도한 뒤 귀환 도중 2개의 소행성을 관측할 계획이다.

영화 ‘딥 임팩트’에서와 같은 소행성 충돌 실험도 적극 구상되고 있다. NASA측은 템플1 혜성의 표면에 500㎏의 구리 덩어리를 투하해 얼마만큼 큰 충돌효과가 발생할 지를 실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천문우주연구원이 금년부터 ‘지구접근 천체 추적감시연구’(Neo-Pat)에 착수, 소행성 연구의 서막을 열었다. 이 연구는 소행성 가운데 지구와 충돌가능성이 큰 것의 궤도이탈을 추적 감시하고 새로 나타난 소행성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 국제소행성센터와 공조해 금년 들어서만 보현산 천문대에서 6개, 소백산 천문대에서 7개의 소행성 궤도를 확인했다.

천문연구원 문홍규연구원은 “소행성은 잦은 충돌로 궤도가 수시로 변화되고 중력의 섭동으로 궤도이탈도 우려된다”면서 “지속적인 관측만이 딥임팩트와 같은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소행성이란?

화성∼목성 궤도사이에 수천개가 존재한다. 수시간만에 회전하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색깔을 바꾸기도 한다. 지구 궤도 부근에 있는 소행성은 철이 함유된 미네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목성 부근 소행성은 색깔이 어둡거나 붉은 색을 띄고 있다. 일부 소행성은 성분 분석 결과 수산화물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고 한때 액체상태의 물이 있었음을 보여주기도. 1800년대 처음 발견되었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 유카탄반도의 거대한 흔적은 6500만년전 생긴 것으로 지구 생명체의 절반 이상을 소멸시켰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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