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바이러스'8일이 고비…연휴 첫출근 피해우려

  • 입력 2000년 5월 7일 19시 24분


전세계를 공포에 휩싸이게 한 신종 E메일 컴퓨터바이러스 러브버그가 10여종의 변종 바이러스 출현으로 그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5∼7일)가 끝나는 첫 출근일인 8일이 러브버그 피해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메일을 통해 전파되는 러브버그는 4일 출현 이후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주요기관과 기업의 시스템망을 교란하면서 지금까지 최소한 50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내고 있다.

또한 5일부터는 변종 바이러스 10여개가 등장하면서 세계 각국이 ‘러브 공포(Love Horror)’에 떨고 있는 상황. 지금까지 러브버그 공격으로 미국에서 250만대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300만대 이상의 컴퓨터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큰 피해가 발생한 미국 유럽 등과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피해상황은 아직 소규모에 그쳐 신고된 피해 총계는 7일 오후 현재 70건. 어린이날과 주말이 이어지는 연휴기간이었고 신속한 언론보도 등의 도움으로 국내 피해가 확산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정보보호센터 임채호팀장은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월요일을 주의해야 한다”면서 “제목과 메시지를 영어가 아닌 한글로 제작한 변형 러브버그 바이러스가 등장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바이러스백신개발업체들도 8일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무가 시작되면 특히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업체와 공공기관의 컴퓨터들이 공유 파일을 통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는 “러브버그에 감염된 PC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파일을 이용하면 이후 공유파일에 접근하는 다른 PC들도 모두 감염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백경학·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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