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텔스만社 란슈타인박사 "인쇄매체―인터넷 상호보완 발전"

  • 입력 2000년 4월 9일 20시 21분


“최근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등이 크게 부각되면서 전통적인 인쇄미디어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신구 미디어는 상호 보완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방한중인 세계 3위의 멀티미디어 그룹인 독일 베텔스만의 뉴미디어분야 대표 자문역인 만프레드 란슈타인 박사(6 3)는 7일 인쇄매체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1835년 출판업으로 출발한 베텔스만 그룹은 80년대 초 텔레비전과 라디오, 음악 등으로 영역을 넓혔고 최근에는 인터넷업종에 진출, 세계 53개국에 6만 5000명의 직원과 지난해 매출액 133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에는 베텔스만 북 클럽과 시사주간지 슈테른과 RTL텔레비전, BMG음반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란슈타인 박사는 “최근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이 신경제정책을 논의했지만 현대에는 신경제와 구경제의 경계를 구분하는 일은 무의미하며 어떤 미디어를 통해 보다 나은 경제를 이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21세기 베텔스만의 생존전략에 대해 그는 “뉴미디어의 투자를 위해 전통적인 미디어를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베텔스만의 미래는 두 분야의 미디어를 조화시키면서 우수한 전문인력을 확보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5일 방한한 란슈타인 박사는 정보통신부 한국통신 데이콤 등 국내 정보통신 관계자를 두루 만났는데 젊은 벤처기업가들의 의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97년 이후 아시아에 불어 닥친 경제난을 가장 빠르게 극복한 한국경제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정보·통신·미디어 분야에서 한국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방문.

그는 “한국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신과 음악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축적이 이루어진 한국과 베텔스만 상품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교역하는 방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전자상거래 수준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의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이 급성장했듯이 한국 전자상거래도 철저한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텔스만이 뉴미디어사업에 진출하게 된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기업은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 80년대 초반만해도 베텔스만의 주력사업은 서적과 잡지였다. 그 당시 방송은 국가에서만 운영했다. 당시 뉴미디어 분야의 사장을 맡고 있던 나는 모험을 했다. 음악과 방송분야로 영역을 확대했으며 몇 년 전 인터넷과 전자상거래를 주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란슈타인 박사는 현재 베텔스만의 뉴미디어 분야의 자문역과 함부르크 음악 연극대학 예술경영학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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