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사이트' 우후죽순…청기와식당, 구라대학교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최근 인터넷 유명 웹사이트를 유머스럽게 모방하면서 웃음을 선사하고 이를 통해 회원을 확보하는 ‘패러디 사이트’가 급증하고 있다.

패러디 사이트들은 야후 알타비스타 심마니 등 검색엔진에서부터 청와대 서울대 등 공공기관과 언론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권력과 사회의 감춰진 이면을 기발하고 냉소적인 풍자를 통해 네티즌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민의 식당 청기와’는 청와대 홈페이지를 패러디한 사이트. 실제 청와대 홈페이지와 똑같은 모양으로 초기 메뉴에 ‘김칫국 주방장’ ‘청기와 돌아보기’ ‘청기와 메뉴판’ ‘오늘의 청기와 소식’ ‘요리강습코너’ 등이 담겨 있다.

김칫국 주방장을 클릭하면 김대중 대통령이 요리사 모자를 쓴 사진과 함께 대통령 취임사를 각색해 만든 연설문이 뜬다.

“청기와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식당의 존폐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막중한 주방장의 자리를 맡게 돼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오래전부터 이곳에 취직하고자 여러번 시도했다가 실패의 쓴잔을 마시고 오른 자리라서 더욱 감회가 깊습니다….”

또 서울대 홈페이지를 패러디한 ‘구라 대학교’는 ‘폐인만들기’를 표방하면서 ‘국어야설문학과’ ‘사투리 통역과’ ‘사이비종교학과’ ‘위증학과’ ‘잔머리심리학과’ ‘음란정보학과’ ‘나이롱정치학과’ 등의 학과를 개설 운영중이다.

검색엔진 야후코리아를 패러디한 ‘개그코리아’ ‘야호’와 ‘심마니’를 패러디한 ‘똘마니’ ‘심봤니’ ‘가마니’ ‘심마님’과 한글알타비스타를 패러디한 ‘한글유머비스타’ 등도 인기. 이들 사이트에는 각종 유머 풍자 사이트들을 링크시켜 이용자들이 돌아 볼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또 동아일보를 패러디한 ‘보일아동’에서는 2008년을 시점으로 ‘로봇 애완견이 주인을 물어뜯다’ 등의 황당한 뉴스를 전하고 KBS를 패러디한 ‘오바액션’에서는 독자가 직접 기사를 송고하고 작성하는 등 이용자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밖에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따서 만든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반대파’, 한나라당을 패러디한 ‘헌나라 공화국’ 등도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꾸준히 회원을 늘려가고 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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