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테러]철없는 중학생 바이러스 유포

  • 입력 2000년 2월 17일 19시 40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사이버테러형 웜바이러스를 만들어 유포시킨 10대 해커가 17일 경찰에 검거됐다.

이날 경찰청에 불구속입건된 해커는 중학교 2년생인 서모군(15)으로 그가 만든 ‘화이트’ 바이러스는 지난해 3월 전세계를 경악시킨 멜리사 바이러스와 같은 웜바이러스 계열이지만 파괴력과 전파력은 멜리사 바이러스보다 훨씬 크다는 것.

지난달 31일 유포되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의 피해자는 현재까지 1000여명으로 파악됐으나 이 바이러스가 두 번째로 작동되는 다음달 31일에는 훨씬 많은 피해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멜리사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가 작동되는 31일마다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컴퓨터에 들어 있는 모든 프로그램이 파괴된다.

또 이 바이러스는 다운받은 컴퓨터의 E메일함에 올려진 주소로도 무차별 전파되는 특성이 있다.

컴퓨터 E메일함에 등록된 주소 가운데 50개만 선정해 바이러스를 유포시키는 멜리사 바이러스와 달리 ‘화이트’ 바이러스는 E메일함의 모든 주소로 15분마다 계속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때문.

경찰 조사결과 ‘화이트’ 바이러스는 윈도98과 윈도2000 운영체제에 기본으로 내장된 E메일용 프로그램 ‘Outlook Express’를 통해 전파되도록 돼 있으며 서군은 네티즌들이 자주 찾는 모 유명 컴퓨터잡지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CD속도를 올려주는 프로그램’인 것처럼 속여 바이러스를 유포시켜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서군이 만든 바이러스에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알 수 없는 주소로부터 수상한 메일이 올 경우 열람하지 말고 곧바로 지워야 한다”며 “다음달 31일이 되기 전에는 어떤 컴퓨터가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만큼 모든 네티즌들은 백신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컴퓨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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