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변덕' 이유는 뭘까?…올겨울 눈많고 기습추위 빈번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올 겨울 날씨가 유난히 변덕스럽다. 하루 이틀 걸러 눈이 내리는가 하면 한동안 따뜻하다가 갑작스럽게 추위가 찾아오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7일까지 서울지역에 0.1㎜ 이상의 적설량을 보인 날은 모두 18일. 최근 10년 동안의 평균인 14일보다 나흘이나 많았다. 같은 기간 0.1㎜ 이하의 눈이 내린 날도 열흘이나 돼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눈이 내렸다. 이 기간중의 총 적설량도 610㎜로 10년 동안의 평균 404㎜보다 206㎜나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올 겨울 기온 역시 예년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서울지역의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 날이 20일(영하 11.3도)과 21일(영하 11.5도) 등 이틀에 불과했을 정도로 난동(暖冬)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1월에는 서울의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5.6도로 평년(영하 7.1도)보다 1.5도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날이 7일이나 됐다. 특히 1월 하순부터는 2,3일은 따뜻하다가 2,3일은 한파가 찾아오는 등 기온의 변화가 더욱 극심해졌다.

요즘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올 겨울 들어 13일 주기로 발달하던 중앙아시아 지역의 정체 고기압 세력이 힘을 잃으면서 기압계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이 주원인이다.

기상청 박정규(朴正圭)장기예보과장은 “한동안 기승을 부리던 중앙아시아의 정체 고기압이 갑자기 약해지고 한기의 남하 주기도 빨라졌다”며 “고기압이 약해진 틈을 타고 기압골이 자주 끼어들어 눈이 내리는 날도 많다”고 설명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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