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對 회사 전자상거래 확산

  • 입력 2000년 1월 11일 20시 28분


‘전자상거래, 이제는 B2B다.’

기업-소비자간 거래(B2C;Business to Consumer) 중심으로 성장해온 전자상거래 분야에 기업-기업간 거래(B2B;Business to Business)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B2B는 인터넷을 통한 부품 조달이나 입찰 등을 가리키는 말. 인터넷상의 ‘준 완전경쟁시장’에서 구매와 입찰이 이뤄지는 만큼 ‘최적의 거래’로 원가비용을 줄일 수 있어 21세기 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 동시입찰 시간 절약 ▼

미국의 경우 올해 전체 전자상거래의 15%를 차지했던 기업-소비자간 거래비중이 2003년 7%로 하락하는 반면 기업간 거래비중은 93%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도 B2B의 효율성에 주목,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

LG유통은 지난해 2월부터 자사의 인터넷쇼핑몰에 국내 최초로 비딩시스템을 구축하고 LG슈퍼 LG25에서 판매하는 각종 상품을 인터넷 입찰방식으로 구매하고 있다.

이전에는 담당바이어가 제조업체를 선정해 수의계약으로 구매하거나 도매시장을 이용했으나 여러 제조업체가 인터넷에서 한 상품의 공급가격을 동시에 입찰하는 방식을 도입한 뒤 시간도 줄이고 구매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얻었다. 가격경쟁력이 향상된 것은 당연한 결과. 같은 계열의 LG화학도 ‘인터넷 구매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구매 정보의 모든 것이 완전히 공개되기 때문에 어떤 업체든 납품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전자입찰’은 참가업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3회 이상의 입찰을 통해 적정가격을 써내는 방식으로 입찰자를 결정한다.

작년 봄부터 부분적으로 인터넷 구매를 도입한 현대자동차는 내달부터 이를 본격 실시할 계획. 작년엔 미국 GE사의 시스템을 본뜬 프로그램을 썼지만 5억원을 들여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현대정공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등 이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그룹내 다른 계열사 직원들의 ‘견학’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관은 1000개의 구매대상 품목리스트를 공개하고 입찰신청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 중에도 인터넷을 통한 공동구매로 구매원가를 줄이는 업체들이 있다.

산업자원부는 2002년까지 전자 자동차 섬유 등 7개 업종에 총 780억원을 투입,기업간 전자상거래망을 완성할 방침. 이 망이 완성되면 부품업체들은 다양한 업체에 납품할 수 있게 되고 대기업들은 여러 부품을 비교해 질좋고 값싼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 7개업종 거래망 추진 ▼

일본은 이미 이같은 망을 통해 전자기기 36개사 및 부품업체 대학연구소가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3사와 하청업체들이 참여하는 MAP프로젝트를 통해 부품을 인터넷으로 거래,부품조달에 소요되는 시간을 58% 줄였다.

비즈니스 위크지 최근호가 인용한 골드만 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B2B 시장규모는 지난해 430억달러에서 올해 1140억달러로, 2003년에는 1조달러로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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