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8년 12월 22일 18시 5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 김원길(金元吉)국민회의정책위의장에 이어 남궁석(南宮晳)신임 정보통신부장관이 ‘이동통신 빅딜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서 그동안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통신사업 구조조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작 관련업체들은 “전혀 현실성 없는 얘기이며 어떤 협상도 진행된 바없다”며 빅딜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남궁장관은 21일 취임기자간담회에서 개인휴대통신(PCS) 빅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4등 이하는 (경영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말해 이동통신 구조조정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막상 주무부서인 정통부는 아무런 준비가 없는 상태.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해야 하는데 신임장관의 시각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던 전임 배순훈(裵洵勳)장관의 방침과 달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정부 여당의 고위 인사들은 입을 맞춘듯이 “이동통신분야는 3개 사업자가 적당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진위파악을 하느라 분주하다.
현재 업계에서는 이동통신 5개사 가운데 신세기통신과 한솔PCS의 빅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신세기통신은 포철과 코오롱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진 상태이고 부채비율도 4000%를 넘는다.
신세기통신은 사용중인 주파수가 같고 교환기 기지국 등의 장비를 그대로 쓸 수 있는 SK텔레콤이 ‘욕심’을 내고 있다.
한솔PCS는 한통프리텔이 한솔의 외국인 투자업체인 BCI를 통해 인수의사를 타진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에 대해 펄쩍 뛴다.
코오롱측 관계자는 “포철이 신세기통신의 지분을 팔 경우 코오롱이 우선 매입할 권리가 있다”며 “SK텔레콤에 지분을 넘긴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부인했다. 포철은 철강 빅딜 처리와 진행중인 감사때문에 신세기통신의 경영권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
한솔도 22일 본국으로 크리스마스휴가를 떠난 벤더 헤이든 BCI측 수석부사장이 편지를 보내 “한통프리텔과 어떤 공식 협상도 논의한 바없다”고 해명했다.
SK텔레콤과 한통프리텔도 현재 이동통신 빅딜과 관련, 어떤 협상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