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텔리맨」『1년반만에 매출 55배 성장』

  • 입력 1998년 11월 27일 19시 37분


‘올해 매출액은 8억원. 그러나 내년엔 4백40억원.’

설립 1년반만에 매출을 55배나 늘리겠다는 ‘야무진’ 벤처기업이 있다. 각종 디지털 멀티미디어 장비를 개발하는 ‘텔리맨’(대표 김용만·金容萬·41).

얼토당토않은 주먹구구식 계산으로 나온 목표가 아니다. 이미 받아놓은 해외 주문계약과 우수한 기술력을 감안한 최소한의 예상매출액이 그렇다는 얘기다.

지난해 2월 설립된 텔리맨의 올해 매출액은 겨우 8억원. 그동안 쏟아 부은 투자비만 15억원에 달해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생존조차 불가능했다.

상황이 1백80도 달라진 것은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부터. 독일 최대의 케이블통신회사인 도이치텔레콤(DT)은 현재 준비중인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에 텔리맨의 장비를 쓰기로 이달 12일 기술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텔리맨은 ‘멀티미디어PC셋톱박스’와 ‘지상파 디지털TV 수신용PC카드’를 도이치텔레콤에 납품해 내년 상반기에만 2천5백만달러를 벌어들이게 됐다.

미국에서는 오라이온사의 멀티미디어장비 사업권을 놓고 필립스사와 각축을 벌이고 있다. 김사장은 “오라이온이 거의 우리쪽으로 기울어 곧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럴 경우 내년 상반기에만 3천만∼4천만달러의 추가매출을 올리게 된다.

해외업체로부터 투자 제의도 줄을 잇고 있다. 일본의 비디오기기 전문업체 ‘JVC’는 위성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텔리맨의 일본자회사인 ‘텔리맨저팬’에 20%의 지분참여를 약속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에서도 연내 1천5백만달러를 투자할 계획.

이처럼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최대‘무기’는 위성데이터를 받아 고속인터넷 전송이 가능한 ‘스카이미디어’. 올 9월 유럽 최대 위성사업자인 ‘유텔샛’으로부터 라디오 TV 위성방송 등의 데이터를 모두 수신할 수 있는 ‘위성수신 PC카드’의 기술인증을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 국내에서도 뒤늦게 이들의 기술력을 인정했다. 국내 굴지의 삼성전기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텔리맨에 납품하기로 한 것이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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