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의 폭우 「강우기록」행진…서울 올 반년치 쏟아져

  • 입력 1998년 8월 9일 20시 27분


‘9일 동안 내린 비가 1년치 강수량의 3분의 2.’

지난달 31일 지리산 일대에서 시작된 이번 집중호우는 1904년 기상관측 이래 한반도의 각종 강우기록을 경신 또는 위협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8일까지 모두 8백99.4㎜의 집중호우가 내려 올해 전체 강수량 1천7백20㎜의 절반을 넘어섰다.

9일 동안 이 지역 연평균 강수량(1천3백70㎜)의 66%, 8월 평균 강수량(2백94㎜)의 3배에 해당하는 기록적인 호우가 내린 셈이다.

특히 8일 하루 동안에는 서울지역에 3백32.8㎜의 많은 비가 내려 1920년8월2일의 3백54.7㎜에 이어 관측 이래 이 지역 1일 강수량으로 두번째를 기록했다.

지리산 일대에 엄청난 인명피해를 기록한 지난달 31일에는 밤 9시50분부터 1시간동안 전남 순천에 1백45㎜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시간당 강수량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이전까지 최고기록은 1942년8월5일 서울지역에 내린 1백18.6㎜.

이날 순천지방의 10분당 강수량은 42.5㎜나 돼 최고기록인 1956년 6월22일 서울의 47.2㎜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번 집중호우 기간중 하루 동안 비가 가장 많이 온 지역은 경기강화로 6일하루동안 4백81㎜나 내렸다. 81년9월2일 전남 장흥의5백47㎜에이어두번째지만 5일 밤10시부터 6일 오전까지 강화지역 강수량이 6백19.5㎜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최고기록이나 마찬가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컸지만 이번 비로 전국 주요 다목적댐의 저수율이 높아져 올해는 가을가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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