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단말기, 성능 평준화…『이젠 디자인경쟁』

  • 입력 1998년 2월 18일 21시 10분


‘제품을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대는 지나갔다.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야 한다.’ 이동통신 단말기 생산업체들의 새로운 화두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색상으로 꾸민 단말기를 내놓고 주력모델로 삼았다. 화려한 원색과 파스텔톤의 색상이 검은색 일변도의 단말기를 대체하고 있으며 곡선형의 단말기도 크게 늘었다. 현대전자는 신제품에 고급 차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무늬(우드그레인)의 액정화면 패널을 단말기에 붙였다. 또 흐린 황갈색인 샴페인 색상을 입히고 잘록한 허리모양의 곡선형 디자인을 채용했다. LG정보통신은 검은색 외에 자주색과 샴페인 금빛 색깔의 1백g대 개인휴대통신(PCS) 전화기를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노란색과 파란색의 강렬한 원색을 집어넣었다. 두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나오는 1백g대 미만의 신제품에 서너가지 색상을 더 넣을 계획이다. 접었다 폈다하는 플립의 모양도 업체들이 정성을 쏟는 부분. 날렵하게 각을 지게 하거나 곡선형으로 처리해 전화기의 매력포인트로 삼고 있다. 업체들의 디자인 경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은 올해초부터. 지난해까지 품귀현상을 보이던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이 올해 들어 공급 초과로 바뀌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기술 격차도 줄어들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 한두달 이내에 경쟁업체가 따라와 성능보다는 디자인에서의 우위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기업은 전화기 신제품의 디자인 작업을 극비리에 추진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색상 선호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조사 작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이동통신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단말기의 패션화’가 주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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