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식중독균 『비상』…美産 70∼90% 감염

  • 입력 1997년 10월 22일 07시 41분


미국에서 유통중인 닭고기에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캠필로백터균이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도 이미 이 균에 감염된 환자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지는 21일 미국 내에서 유통중인 닭고기의 70∼90%가 캠필로백터에 감염돼 있으며 매년 2백∼8백명이 이 균에 오염된 식품을 먹고 식중독을 일으켜 목숨까지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연세대 의대 정윤섭(鄭允燮·임상병리과)교수는 『79∼93년 세브란스병원에서만 2백86명이 캠필로백터균에 감염돼 진료를 받거나 입원한 사실이 있다』며 『전체 세균성 장염환자의 약 1%가 이 균에 의한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이덕형(李德衡)방역과장도 『캠필로백터 감염환자가 정부에 공식보고된 적은 없으나 일선 병의원의 설사환자 중 상당수가 이 균에 감염돼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과장은 이어 『이 균은 섭씨 25도에서 24시간 밖에 생존하지 못하며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노약자의 경우에만 설사 등을 앓는다』며 『가능하면 닭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등의 음식물은 충분히 가열, 조리하는 것이 식중독을 예방하는 첩경이다』고 설명했다. 농림부는 지난해 3월 미국 내에서 캠필로백터가 문제된 후 작년 12월말까지 9백26건의 수입닭고기를 검사했으나 1건도 검출되지 않아 올해부터 검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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