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PCS·휴대·유선전화,통신戰國 독점은 없다

  • 입력 1997년 9월 24일 19시 41분


이제 독점은 없다. 10월1일부터 통신산업 전 분야에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차별 격전이 벌어진다. LG텔레콤 한솔PCS 한국통신프리텔 등 개인휴대통신(PCS)3사는 10월초 일제히 상용서비스를 개시, SK텔레콤 신세기통신 등 기존 업체와 이동통신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PCS업체들은 「휴대전화보다 한단계 앞선 첨단서비스」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미 1백만명이 넘는 예약가입자를 모았다. △가볍고 싼 단말기 △저렴한 통화요금 △선명한 통화품질 등 3대 특징을 강조하는 선전공세로 아직 휴대전화가 없는 20, 30대 젊은층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업체들마다 재벌관계사 및 주주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광고전에서도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펴고 있어 바야흐로 이동통신시장에 「PCS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치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시장의 80%를 장악한 SK텔레콤의 반격도 만만찮다. 가입비를 없애고 단말기값과 통화요금을 내려 휴대전화 가입 「문턱」을 대폭 낮췄다. 기지국을 증설해 이동통신 「사각지대」를 줄이고 부가서비스를 선보여 「휴대전화가 결코 PCS 못지 않다」고 강조한다. PCS업체들이 단말기 물량확보에 실패, 서비스 초기에 단말기 부족현상이 우려되는 것도 휴대전화쪽에 유리한 부분이다. 휴대전화업체들은 PCS바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가 5백만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선분야에서는 시외전화 사전선택제가 11월부터 실시됨에 따라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2조5천억원의 시외전화시장을 놓고 공방전이 열을 뿜고 있다. 데이콤의 시외전화 이용자 2백50만명을 대상으로 한 우편설문조사 결과 데이콤이 얼마나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가 관심사. 데이콤은 이번 기회에 한국통신보다 4.9% 싼 요금과 「082」 식별번호를 안 눌러도 된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현재 10%에서 20%까지 높인다는 전략. 한국통신도 「빠르고 잘 걸리는 시외전화」를 강조하면서 「고객지키기」에 결사적이다. 시내전화부문에서는 한국통신의 1백년 독점을 깨고 등장한 제2시내전화사업자 하나로통신이 최근 창립총회를 마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준비에 들어간다. 국제전화에서는 「제3세력」 온세통신이 10월초 「세계전화 008」을 들고 나와 한국통신(001)과 데이콤(002)에 도전장을 내민다. 온세통신은 초단위 요금제와 점심시간 할인제를 도입, 국제전화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제전화시장의 또다른 복병은 인터넷폰.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돼 인터넷폰 서비스가 내년부터 허용되면서 무려 20여개 업체가 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폰은 기존 국제전화보다 요금이 절반 이하면서 사용법도 일반전화와 별 차이가 없어 국제전화시장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밖에 이리듐 글로벌스타 등 위성이동통신 국내 사업자가 10월에 허가되고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데이터통신 전용회선임대사업 등이 10∼11월에 상용화된다. 아무튼 통신산업의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은 다양하고 저렴한 통신서비스를 맛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통신업체간 경쟁이 과열로 치닫고 통신시장개방으로 내년부터 외국업체들의 공세가 가속화 할 경우 힘이 약한 일부 통신사업자가 흡수합병되는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학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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