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불꽃 같은 투구가 PC게임에서도 빛을 발하게 됐다.
내로라 하는 미국의 야구게임 개발업체들이 앞을 다투어 박찬호를 비롯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을 실명으로 게임에 출연시키고 있기 때문.
실제 구장의 모습과 선수 감독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는 이들 업체는 특히 한국의 박찬호를 이 PC게임에서 LA다저스의 에이스 투수로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발매가 시작된 이 게임들은 곧 국내에도 상륙할 예정.
게임개발업체 미국 EA스포츠사는 최근 메이저리그 야구게임 「트리플 플레이98」을 내놨고 국내 게임유통업체인 동서게임채널(02―3662―8020·교환290)이 이 게임을 8월 말경 국내에 소개할 예정.
「잭 니클로스」 「테스트 드라이브 오프로드」 등 스포츠게임으로 유명한 아콜레이드사도 10월경 금강기획(02―3672―7815)을 통해 야심작 「하드볼6」를 내놓을 예정.
두 게임은 실제 메이저리그의 야구팀과 감독 선수들, 각 구단의 홈구장을 실제와 똑같이 구현해 시판이 되기 전부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 게임에 등장하는 LA다저스의 에이스 투수로 박찬호가 설정돼 있다는 게 일부 게임전문지에 보도되면서 동서게임채널과 금강기획에는 최근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미국 게임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야구게임은 「하드볼」 시리즈. 아콜레이드사는 이 게임 제작을 위해 미국프로야구선수조합(MLBPA) 메이저리그(MLB)와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기록과 통계의 공식 사용자로 지정받았다.
기존 야구게임에서 「LA」 「샌프란시스코」로 불렸던 팀들이 하드볼6부터는 「LA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제 이름을 되찾았다. 선수들도 실명으로 소개되고 실제 경기의 개인기록이 게임에 그대로 입력된다. 게임상의 선수 기량도 이 기록을 토대로 설정된다. 따라서 LA다저스로 경기를 한다면 2위 투수인 노모 히데오보다는 에이스 박찬호를 기용해야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트리플 플레이98도 현재 활약중인 메이저 리거 7백여명을 실명으로 등장시킨다. 이 게임에서도 박찬호는 「이따금 컨트롤이 불안정하지만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타자들을 주무르는 다저스의 최고 강속구 투수」로 소개돼 있다.
두 게임 모두 야구 게임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3차원 입체영상 기술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미국내 판매순위 1, 2위를 다투는 두 스포츠 게임회사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야구게임에 박찬호를 등장시키는 것은 재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게임평론가 박병호씨는 『흥행에 민감한 세계적인 게임업체들이 박찬호를 에이스 투수의 캐릭터로 내세운 것은 박찬호의 실력과 인기가 「공인」받은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성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