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동아일보/강신영]불법 현수막 근절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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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자 A18면 ‘불법현수막 70% 구청, 정당 등서 내걸어’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반드시 지적해야 할 문제였다. 불법 현수막은 미관상으로도 문제지만 환경 문제, 안전 문제, 예산 낭비에 더해 시민들을 현혹하는 피곤한 문제다.

현수막은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알리는 것을 넘어서 선동이나 광고도 있다. 판단은 시민의 몫인데 현수막으로 선동하는 것이다. 시국이 어지럽던 광복 직후나 4·19 같은 시기에나 통하던 방법이다. 국회의원이나 시의원의 과시성 내용도 많다. 묵묵히 일을 하고 선거 때 적법한 방법으로 알리면 되는 일을 지나가는 시민들이 피곤하게 현수막 내용을 봐야 한다. 안 봐도 되는 것을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놓았으니 강제로 보게 하는 꼴이다.

기사에 나온 ‘구룡마을 개발을 축하한다’는 내용은 무엇을 노린 것인가. 소수의 구룡마을 주민들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그 일을 추진해서 이렇게 된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구청의 예산을 썼을 것이므로 예산 낭비다.

단속이 없는 주말에는 가로수까지 오피스텔 같은 부동산 분양 현수막으로 도배된다. 시선을 빼앗거나 시야를 가리므로 안전에 문제가 있다. 다음 날이면 끈이 잘려 철거된 것을 알 수 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다.

불법 현수막을 단속하거나 제지해야 할 정당이나 구청 등이 불법임을 알고도 현수막을 내거는 것은 특권의식 때문이다. 구청, 정당 할 것 없이 불법이면 법 앞에 평등하게 처벌을 받아야 이런 일이 근절될 것이다.
 
강신영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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