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민간경제硏의 성장 키워드 ‘상식적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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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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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산업부 기자
장강명 산업부 기자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 민간 경제연구기관 3곳이 약속이나 한 듯 ‘어떻게 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지난주 보고서와 칼럼을 발표했다. 세 연구소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주제를 고민했다는 점도 그렇지만, 결론도 엇비슷하게 겹치는 데가 있어 흥미로웠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30일 “대학에 가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면 국내총생산(GDP)이 1%포인트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학 진학률이 경제성장에 그다지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늦춰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개개인으로선 대학 진학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극복하기도 어렵고 고졸자에게 제공되는 일자리도 열악하다. 이 연구소는 ‘과잉학력자’들이 대학에 가는 대신 취업을 한다면 GDP 성장률이 1.01%포인트 오를 것이라며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도 학력을 따지는 풍토를 없애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8일 ‘부패와 경제성장’ 보고서에서 “한국의 국가청렴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만 되어도 연간 경제성장률이 4%대에 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3.6%였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지난달 30일 변양규 거시정책연구실장이 ‘잠재성장률 1%포인트를 높이기 위한 교육도우미제도’라는 글을 칼럼 코너에 올렸다. 여성의 사회참여를 높여야 잠재성장률이 높아질 텐데 유교적 관습과 경직된 회사 분위기가 그걸 가로막고 있다는 내용이다. 변 실장은 “보육지원을 해 여성 50여만 명이 취업할 수 있게 한다면 잠재성장률도 1%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진국 따라잡기 전략’도 한계에 이른 듯하고, 인구구조도 변해 이대로라면 한국에서 일할 사람은 점점 줄어들게 돼 있다. 별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한국 경제성장도 둔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 와중에 민간경제 ‘브레인’들이 내놓은 해법은 실력으로 평가받는 사회, 부패가 발 못 붙이는 사회, 여성을 우대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나 산업구조 개편이 아니라 ‘상식적인 사회’를 만드는 게 경제를 발전시키는 지름길이라는 얘기가 인상 깊게 와 닿았다.

장강명 산업부 기자 tesomiom@donga.com
#경제카페#삼성경제연구소#장강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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