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통신원 수첩]오바마 국정연설 일정도 바꾼 NFL 개막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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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미식축구 시즌이 돌아왔다. 2일 대학리그를 시작으로 9일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막이 오른다. 미식축구 개막은 다른 리그를 군소종목으로 전락시킨다. 9월이면 메이저리그 페넌트레이스가 막판 열기를 뿜지만 이 뉴스는 미식축구에 파묻힌다.

미국에선 아무리 큰 이벤트도 미식축구와 맞붙어 이길 수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연설도 9일 NFL 개막전(뉴올리언스 세인츠-그린베이 패커스) 전에 마치겠다고 백악관 대변인이 발표했을 정도다.

미식축구를 모르면 미국을 이해하기 어렵다.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는 미식축구 뉴스로 넘쳐난다. 대학은 토요일, 프로는 일요일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에는 예고가, 경기 후에는 분석이 쉼 없이 이어진다. 대학 미식축구의 인기는 프로에 뒤질 뿐이지 야구나 농구보다 앞선다. 미식축구 시장은 NFL의 한 시즌 공식 수입만 80억 달러(약 8조5880억 원)이고, 대학은 22억 달러(약 2조3617억 원)에 이른다. 라스베이거스의 베팅 등을 고려하면 미식축구로 파생되는 수입은 산업이라고 할 만하다.

미국 대학 가운데 미식축구로 가장 큰 수입을 얻는 학교는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대다. 2010년 미식축구 수입이 9394만2815달러(약 1085억 원)다. 경비를 제외한 순수 이익은 6883만484달러(약 739억 원)에 이른다. 텍사스대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롱혼(longhorn·뿔이 긴 소란 뜻으로 텍사스대 닉네임) 네트워크’를 출범시켰다. 단일 대학으로 TV방송사를 출범시킨 것은 텍사스대가 첫 번째다. 미식축구 명문인 미시간, 오하이오주립대가 속해 있는 빅10 콘퍼런스도 자체 네트워크가 있으나 이는 콘퍼런스 소속이다.

미식축구는 미국의 개척정신과 맞아떨어져 미국인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미식축구가 최고 인기를 누리는 가장 큰 이유는 과학적이고 세밀하면서 격투기를 방불케 하기 때문이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경기 중간에 광고를 많이 삽입할 수 있는 종목이다. TV와 딱 궁합이 맞는 스포츠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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