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 연쇄 인터뷰]고건 전 국무총리

  •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1분


코멘트
김경제 기자
김경제 기자
고건(사진) 전 국무총리는 20일 “현재의 정치 구도는 여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한나라당 중심의 독과점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극좌세력과 냉전시대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구세력을 제외하고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실용개혁에 입각한 통합신당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추진 움직임이 (기존 정당의) 당내 갈등에 휩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치권 동향에 따라 탄력적으로 진행해 나가되 (창당을) 내년 3, 4월에는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전 총리는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편 가르고 분열시키는 것”이라면서 “나눔의 정치가 아니라 나누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1세기 개혁의 핵심은 냉전시대의 유물인 이분법적 흑백논리인 친미-반미, 종속-자주, 세계화-반세계화 등의 논쟁에서 벗어나 중도실용개혁과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 [유력 대선주자 연쇄 인터뷰]<1>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 [유력 대선주자 연쇄 인터뷰]<2>이명박 전 서울시장
- [유력 대선주자 연쇄 인터뷰]<3>손학규 전 경기지사
- [유력 대선주자 연쇄 인터뷰]<4>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 [유력 대선주자 연쇄 인터뷰]<5>고건 전 국무총리

그러면서 그는 “10년 내에 성장 동력을 되살려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를 뛰어넘어야 하고 세계 10대 강국에 들어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통합의 리더십으로 국가전략을 제시하고 국민 에너지를 결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전 총리는 현 정부의 실정(失政)에 대해 “코드인사와 편 가르기, 독선과 무능에 빠져 대외적으로 한미동맹을 훼손시켰고 국내적으로는 정치 불안과 이념 대립을 초래해 경제 환경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무주택 서민들에 대한 기본적인 주택 공급에 중점을 두지 않고 강남이라는 특수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해 과도한 조세 정책과 거래 규제 정책으로 시장과 싸우다 실패했다”며 “시장의 기능을 보완해야 하는데 시장과 전쟁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물러가는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새 정부가 방위력 증강사업, 북핵 문제 해결을 고려해서 진지하게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또 “현 정부에서 많이 생긴 각종 위원회는 특수한 정책에 대해 로드맵을 만든 뒤 정리했어야 했다”며 “정부 조직의 다단계 계층구조를 혁파하고 성과 지향적, 고객 지향적인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주자 중 여론조사 지지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 대해 “나를 여권 후보라고 하는 바람에 여당 지지율과 연동돼 (지지율이) 떨어졌다”면서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의 모습이 갖춰져 연동체제가 끊어지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최근 ‘고 전 총리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논쟁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햇볕정책 기조에 찬성한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이라는 중대한 상황 변경이 있는 만큼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교류는 계속하되 비핵화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논쟁할 수 있다”고 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