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관세인하 ‘담판’…WTO, 27일부터 DDA협상 초안 논의

  • 입력 2004년 7월 26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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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포함한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이 오늘부터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재개를 위한 담판을 벌인다.

26일 외교통상부와 농림부 등에 따르면 147개 WTO 회원국은 27일부터 3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통상·농업 담당 각료 등이 참석하는 일반이사회를 갖고 오시마 쇼타로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제시한 ‘DDA 협상 기본골격(Framework) 초안’의 채택 여부를 논의한다.

이번 이사회의 최대 쟁점은 지난해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와 마찬가지로 농업 부문이 될 전망이다.

DDA 협상은 칸쿤 회의 때 농업 부문을 둘러싼 회원국 사이의 이해 차이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뒤 답보 상태에 빠져 있었다.

‘오시마 초안’에 따르면 농산물 시장 추가개방을 위해 농업 분야 관세를 감축할 때 현행 관세 수준에 따라 구간을 구분한 뒤 높은 관세는 더 많이 감축하고 낮은 관세는 상대적으로 덜 낮추는 ‘구간별 차등감축 방식’을 제시했다.

이 초안이 처음 제시됐을 때에는 개발도상국들이 주장했던 내용이 상당 부분 반영돼 채택될 전망이 높았으나 협상 직전에 각국의 요구사항이 점점 엇갈리고 있어 현재로서는 채택 가능성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총기(安總基) 외교부 WTO 과장은 “정부는 일본 스위스 등으로 구성된 농산물 수입국 그룹(G10) 등과 공조를 강화해 DDA 협상을 우리측에 최대한 유리하게 끌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G10은 그동안 쌀을 ‘민감한 생산물’로 보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원금을 제공하고 수입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대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공업생산품과 서비스 분야에서의 무역장벽은 제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전체 회원국이 참석하는 비공식 회의, 한국을 포함한 25∼30개 핵심국이 참여하는 ‘그린룸 회의’ 등을 통해 오시마 초안에 대한 각국의 합의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 초안이 이번 회의에서 채택되지 않으면 DDA 협상은 당초 협상시한인 올해 12월 안에는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미국의 대통령선거 일정 등과 맞물려 추가로 협상 테이블이 열리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이사회에 김주수(金周秀) 농림부 차관과 이재길(李栽吉) 통상교섭본부 DDA 협상대사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했다.

▼오시마 초안▼

오시마 쇼타로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DDA 협상 시한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달 말까지 협상 세부원칙(모댈리티)에 대한 기본 골격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도에서 16일(스위스 현지시간) 제안한 것. 무역장벽을 대폭 철폐해야 한다는 종전의 WTO 각료선언의 취지를 재확인하면서 농산물과 비농산물 시장 접근, 서비스 등 4개 의제를 담고 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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