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donga.com]"꾸준한 운동이 유방암 예방 지름길"

  • 입력 2004년 6월 13일 17시 27분


삼성서울병원 외과 양정현 교수가 신영복씨에게 유방암 자가진단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외과 양정현 교수가 신영복씨에게 유방암 자가진단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주부 신영복씨(47·서울 성북구 길음동)는 두 달 전 종합건강검진을 받은 뒤 왼쪽 유방에 쌀알 모양의 작은 덩어리가 몰려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손에 만져지지는 않았지만 불안했다. 근처 병원의 의사는 3개월 동안 지켜보자고 했다. 신씨는 그 기간을 어떻게 견디느냐며 본보에 e메일을 보내왔다. 그는 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유방촬영과 초음파검사를 받은 뒤 8일 삼성서울병원 외과 양정현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다. 양 교수는 갑상샘질환과 유방암 분야에서 지난해 동아일보에 의해 베스트닥터로 선정됐다.》

“왼쪽 유방 3곳에 후추를 뿌린 듯한 석회가 보이네요.”

양 교수는 신씨에게 유방을 촬영한 사진을 모니터에 띄우며 설명했다. 신씨의 유방 사진엔 0.5∼1mm 크기의 작은 석회가 여러 개 보였다. 석회는 유방암이나 유선염과 같은 염증이 있을 때 잘 생긴다. 쌀알 모양의 덩어리가 바로 석회였던 것. 보통 석회를 중심으로 암 덩어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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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뿌옇게 보이는 부분 있죠. 이는 치밀한 유방조직이 있다는 뜻입니다. 유선이 잘 발달된 여성에게 흔히 보여요.”

그러나 폐경기 여성에겐 치밀한 유방조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양 교수는 설명했다. 폐경기 여성에게서 치밀한 유방조직이 보이면 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양 교수는 아직 검증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방에 혹이 있는지를 알기 위해 받았던 초음파검사 결과 오른쪽 유방에 4mm의 물혹이 있었다. 물혹은 대부분 암으로 진행되지 않으므로 큰 문제는 없다.

“석회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전 단계라고 들었는데 걱정이 돼요.”(신씨)

“석회가 희미하고 표면이 부드러운 것으로 봐서 암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석회가 보이더라도 70% 정도는 암이 아닙니다.”(양 교수)

암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석회는 불규칙한 모양이 특징이다. 또 크기가 0.5mm 이하의 미세석회가 10개 이상 일자형, 쉼표, 막대기 모양 등으로 몰려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양 교수는 설명했다.

“석회가 생긴 세 곳 중 한 곳은 여러 개의 석회가 일자형으로 몰려 있네요. 그러나 다른 두 곳이 정상에 가깝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됩니다. 일단 6개월 후 유방촬영을 해 봅시다.”(양 교수)

신씨는 석회가 일자형이라는 것과 또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 마음 같아서는 조직검사를 통해 금방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러나 조직검사도 일종의 수술이므로 3곳을 다 검사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마음 편하게 6개월 동안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면서 특별히 해야 될 것은 없나요.”(신씨)

“손으로 유방을 만져보는 자가검진을 한달에 한번 꾸준히 하세요. 자가검진은 30세 이상 여성이면 반드시 하는 검사예요. 특히 생리가 끝나고 2, 3일 뒤에 자가검진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생리 전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유방에 부기와 통증이 있어 제대로 검사를 할 수 없어요.”(양 교수)

양 교수는 신씨에게 자가검진을 할 땐 유방뿐만 아니라 겨드랑이까지 검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손가락을 편 뒤 원형을 그리듯 문질러 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꼬집듯이 살을 잡으면서 검사하면 혹을 발견하기가 오히려 힘들다는 것.

“유방암 예방을 위해선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선수들은 유방암에 거의 걸리지 않거든요. 술을 과도하게 마시거나 지방 중심의 식단도 피해야 합니다.”(양 교수)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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