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베르사이유의 장미>, 오페라 무대 올린다

  • 입력 2001년 5월 6일 18시 34분


1970년대 전세계에서 인기를 누린 장편 순정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사진)가 오페라로 제작된다.

‘베르사이유의 장미’ 원작자인 만화가 이케다 료코는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빠르면 3년 뒤 밀라노나 로마 등 이탈리아 대도시에서 초연을 목표로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오페라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케다는 먼저 일본어 대본을 완성시킨 뒤 이를 토대로 전문 번역가가 이탈리아어로 대본을 재구성하고 여기에 이탈리아 작곡가가 곡을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케다는 작곡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을 배경으로 1986년 ‘시집가는 날’을 작곡한 이탈리아의 오페라 전문작곡가 잔 카를로 메노티 등을 상대로 교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혁명기인 1789년 프랑스를 배경으로 왕비 마리 앙트와네트, 경호기사인 오스카, 시종 앙드레의 사랑과 충성, 좌절을 그린 작품. 1972년 만화잡지 ‘마거릿’에 연재되기 시작해 단행본으로 간행된 뒤 수백만부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TV용 만화영화로 제작돼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1974년에는 여성 악극단 ‘타카라츠카’가 뮤지컬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원작자 이케다 료코는 오페라 주역가수를 꿈꾼 성악도 출신이어서 일본 문화계는 ‘오랜 꿈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격려하는 분위기. 그는 도쿄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그는 ‘베르사이유의 장미’ 오페라 제작 발표에 즈음해 “대중이 친근하게 받아들이면서 예술성 높은 오페라를 만들어내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혁명기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을 소재로 한 오페라가 처음은 아니다. 미국의 작곡가 존 코릴리아노가 작곡한 ‘베르사이유의 유령’은 1991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돼 높은 평가를 받았다.이 작품은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와 루이 16세가 등장하는 궁정내부, 피가로 수잔나 케루비노 등이 등장하는 극작가 보마르쉐의 연극세계가 교차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낳았고 보마르쉐가 마리 앙트와네트의 측근으로 등장해 두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빠르면 2004년 선을 보일 오페라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베르사이유의 유령’을 능가할지, 성공할 경우 이 작품은 일본문화의 산물로 평가받을지 또는 이탈리아 작품으로 평가받을지 주목된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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