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성탄테러 공포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이집트서 무슬림들 콥트교회 습격… 기물 부수고 예배 중인 신도 폭행
최근 파키스탄서 IS 폭탄 테러… 美선 IS추종 테러기도범 검거

성탄절을 앞두고 이집트 카이로의 기독교 소수종파 콥트교회가 과격한 무슬림 수백 명에게 습격을 당했다. 지난주 파키스탄의 한 교회에서 이슬람국가(IS)의 폭탄 테러로 수십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뒤 크리스마스 테러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24일 이집트 일간 알마스리알욤에 따르면 22일 과격파 무슬림 수백 명이 카이로 남부 기자 지역 아미르 타드로스 교회를 급습했다. 이날 금요예배를 마친 무슬림들은 콥트교인들이 모인 이 교회를 포위하고 적대적인 구호를 외치며 교회의 철거를 요구했다. 이들은 교회 안으로 들어가 기물을 부수고 콥트교도를 폭행했다.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부상자들이 발생해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르 타드로스 교회는 정부로부터 종교시설로 승인받지 못했지만 약 15년 동안 콥트교도들의 예배장소였다. 교구는 관련 법안이 완화된 지난해부터 교회 건물에 대한 허가를 받으려 했다. 그러나 지방 당국은 이슬람 보수 세력의 격렬한 반대로 허가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집트 전체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콥트교도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의 표적이 돼 왔다. 지난해 12월 25일에는 카이로의 콥트교회에서 IS의 폭탄 테러가 발생해 25명이 숨졌다. 올해도 4월 콥트교회 연쇄 폭탄 테러로 45명이 목숨을 잃었고, 5월에는 콥트교도가 탄 버스가 무차별 총격을 당해 29명이 사망했다. 모두 IS의 소행이었다.

최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세계 각국이 테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성탄절을 8일 앞둔 17일 파키스탄의 한 교회에서 IS의 폭탄 테러로 9명이 사망한 뒤 공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21일 호주 멜버른에서는 32세 아프가니스탄 이민자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한국인 3명을 포함해 19명이 다쳤다.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에서 차량 테러 공격을 기도한 혐의로 IS를 추종하는 전직 해병대원이 체포됐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is#테러#이집트#중동#미국#성탄절#카이로#무슬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