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당혹·민망·송구”…동생·조카 기소 입장 첫 발표

반기문 전 유엔 총장, ＂당혹스럽고 민망스럽고 송구스럽다＂
동생과 조카의 뇌물 공여 기소 사건에 대한 입장 처음 발표
11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 타기 직전
＂문제의 사건에 대해선 전혀 아는 것이 없다＂
＂총장 10년 경험을 국가 발전에 어떻게 사용할지 걱정＂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1일(현지 시간) 정오 경 미국 뉴욕 JKF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한국 특파원단에 귀국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반 전 총장은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가 뇌물 공여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것에 대해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은 전혀 없지만 가까운 가족이 연루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민망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3)은 11일(현지 시간) 동생 반기상 전 경남기업 고문(71)과 반 전 고문의 아들이자 반 전 총장의 조카인 반주현 씨(39)가 뇌물 공여 등의 혐의에 미국에서 기소된 것과 관련해 ＂당혹스럽고 민망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정오 경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한국행 귀국 비행기를 타기 직전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출국 전날(10일) 이런 소식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예전에도 얘기했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래는 반 총장과의 일문일답
-귀국 소감 한 말씀 해 달라.

＂이제 서울 돌아가는 비행기에 타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벅차고 설레기도 하고, 앞으로 제가 ＇10년 간 유엔 사무총장 경험＇을 어떻게 국가 발전에 사용할 수 있을지 여러 가지 걱정이 되는 면도 많이 있다.＂

-어제(10일) 가족(반기상 반주현 씨)이 기소됐다. 전혀 몰랐나.

＂어제 출발을 하루 앞두고 그런 소식이 나와서 저도 깜짝 놀랐다. 제가 재작년에 말씀드린 대로 경위 여하에 불구하고 가까운 가족이 이런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당황스럽고 민망스럽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친 것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사법적인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기다려 보겠다. 정말로 민망스럽고, 이 문제에 대해선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대로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성장한 조카(반주현 씨)여서 사업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었고, 만나지도 않았다.＂

-산장에서 일주일 정도 쉬는 동안 누굴 만나고, 어떤 구상을 했나.

＂가족과 함께 깊이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다. 물론 개인적 친분 있는 분도, 몇 분 만났다. 어떻게 하는 것이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그런 면에 대해서 많이 고뇌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1일(현지 시간) 정오 경 미국 뉴욕 JKF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한국 특파원단에 귀국 소감을 밝힌 뒤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동생 반기상 씨와 조카 반주현 씨가 뇌물 공여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것에 대해 “사건에 대해 아는 것은 전혀 없지만 가까운 가족이 연루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민망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8분짜리 귀국 메시지를 준비한 것으로 안다. 어떤 내용인가.

＂그건 인천에 도착해서 말씀드리겠다.＂

-재미동포들에게도 한 말씀 해 달라.

＂지난 10년 간 재미동포 여러분이 (미국)주류사회에 참여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제가 동포 여러분을 자주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간혹 만날 계기에 그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 사회에서, 계속 발전해 나가는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또한 코리언 어메리칸(Korean American·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미국 사회의 훌륭한 시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늘 당부했다. 그런 기대에 만족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바란다. 감사합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