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두환 부하들 뭐하나? 모금 운동 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2일 11시 00분


코멘트

"전두환 전 대통령 밑에는 의리 있는 부하들이 많았다는데, 그 의리 있는 측근들 지금 뭐 하고 있나?"

이만섭 전 국회의장(81)은 2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문제와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의 보살핌을 받은 부하들이 모금 운동을 해서라도 돈을 보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 통화에서 "나이 여든이 넘으면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른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도 편안히 눈감고 갈 수 있도록 가족과 측근들이 협력해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먼저 전 전 대통령의 가족이 재산을 모아 갚고 그래도 모자라면 부하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무슨 책자라도 만들어서 모금이라도 해라. 누구 얼마 누구 얼마 낸 이름을 대야 (잘 모일 것 같으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며 "의리 있는 친구들 뭐하느냐, 모금이라도 해서 환수금(미납 추징금)을 내는 데 힘을 합치라"고 충고했다.

이 전 의장은 전 전 대통령이 통치기간 동안 무시 못 할 업적을 남겼음에도 돈 때문에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할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이 6·29선언을 처음 받았다. 내가 그때 설득을 했지만, 6·29 선언 받았지, 경제적으로 괜찮았지, 물가 잡았지, 이런 공도 있다"면서 "그리고 또 노태우 전 대통령도 북방정치에 공이 있지 않나? 이 사람들이 이걸(미납 추징금) 다 갚음으로써 이 공이 역사에도 남지, 이런 공로가 완전히 돈 문제 때문에 완전히 흐지부지됐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의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이라는 뜻의 '귀태'에 비유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당신'이라고 칭하는 등 막말 논란이 끊이질 않는 것에 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뭐 홍 무슨 의원인가 하는 분이 박근혜 대통령이 태어나지 않을 분이 태어났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언급한 후 "그러면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태어나지 않을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이 정부도 귀태 정부 아니냐. 태어나지 말아야 할 정부가 태어났고 그럼 대한민국도 태어나지 말아야 할 대한민국이 태어났단 말이냐? 이런 막말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해찬 전 총리는 머리가 좋은데 조금 오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가 "박정희가 누구이고 누구한테 죽었나. 박씨 집안은 안기부, 정보부와 그렇게 인연이 질긴가. 이젠 끊어달라. 그래야 당신의 정통성이 유지된다"고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전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과 질긴 인연이 있다고 했는데 난 웃긴다고 그랬다"며 "5·16 직후 김종필 씨가 중앙정보부 만들 때, 박근혜 대통령 나이가 만 7세인가 8세인데 그걸 자꾸 거기에 연결시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박정희 대통령이 누구에게 총을 맞았느냐,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가장 마음 아픈 상처를 건드리는 것 아니냐"며 "인륜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이거는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모두 나이 먹어가면서 조금 말을 신중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