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부활” 美, 파일럿 구조 자화자찬…“63㎞ 밖서 머리 보고 추적”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7일 11시 42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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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군 지휘부가 이란군에 격추된 미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 탑승자 구출 작전에 대해 상세히 브리핑했다. 이들의 생환을 ‘부활절’에 빗대며 자화자찬하는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실종자 2명을 구조하기 위해 전투기 64대 등 총 176대의 항공기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이란은 이달 3일(현지 시간) 미국의 F-15E 전투기를 미사일로 격추했고, 추락 도중 앞좌석의 조종사(콜사인 Dude-44-Alpha)와 뒷좌석의 무기체계장교(콜사인 Dude-44-Bravo)는 각각 시차를 두고 탈출했다.

미군은 이들이 적진에 고립돼 있다는 사실을 2일 오후 10시 10분(이란 시간 오전 4시 40분)에 인지했다. 먼저 탈출한 조종사를 구조하는 데 21대의 항공기를 투입했다. 공격당할 위험이 높은 낮시간대에 7시간의 공중작전을 벌인 덕분에 조종사는 3일 오후 구출됐다. 이 과정에서 구조대 앞에서 호위하던 A-10 선더볼트Ⅱ 워트호그 공격기 중 1대가 근접교전 도중 이란군의 대공 사격에 맞았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빠져나온 A-10 공격기는 정상적인 착륙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바다로 추락했고, 조종사는 구조됐다.

먼저 구조된 조종사와 달리 행방이 묘연하던 무기체계장교의 구조신호는 이튿날인 4일에야 CIA에 잡혔다. 그가 보낸 첫 신호의 메시지는 “신은 선하다(God is good)”였다. 그는 탈출 과정에서 발목을 다치고 출혈까지 있었다. 휴대한 권총 한 자루와 무선신호기에 의지해 산악지대 바위틈에 몸을 숨기며 버텼다. 이란군의 수색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2000m가 넘는 산등성이를 오르기도 했다.

은신한 그의 모습은 CIA에 잡혔다. CIA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산 위에서 뭔가 움직이는 게 보인다”며 40마일(약 63㎞) 떨어진 곳에서 45분 동안 그 대상을 추적한 뒤 “사람의 머리다. 분명히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그가 크게 움직이며 일어섰고, 그들(CIA)은 ‘그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것이 정말 놀라운 일의 시작이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구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케인 의장은 “(48시간 가까이 홀로 버틴) 절대적인 생존의지가 우리의 많은 노력을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다.

현상금까지 내걸며 대대적 수색에 나선 이란에 맞서 미국은 교란 작전도 펼쳤다. 미국은 조종사를 찾는 이란군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7개의 서로 다른 가짜 위치’를 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란군)은 우리가 7개의 다른 위치에 있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들은 매우 혼란스러워했다”고 설명했다.

4일 자정에서 5일로 넘어가는 시점에 이 장교는 ‘우호 지역’으로 옮겨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그는 성(聖)금요일에 동굴에 숨어 있었고, 토요일 내내 틈 속에 있다가 일요일에 구조됐다”며 “부활절 일요일 해가 떠오를 때 이란을 벗어나 공중을 날았다. 한 조종사가 다시 태어난 것”이라며 이번 구조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비유하며 이번 전쟁의 종교적 의미를 부각했다.

구조 성공 직전엔 MC-130J 수송기 두 대가 폭파되는 위기도 있었다. 수송기의 앞바퀴가 활주로 모래에 박히는 사고가 발생한 것. 미군은 젖은 모래위에서 병력을 모두 태운 채 이륙하기에는 중량 등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 대신 모래에 착륙할 수 있는 소형 헬리콥터 3대를 투입했다. 모래에 박힌 수송기는 이란 등 적군에 넘어갈 우려에 폭파 조치했다.

이번 구조작전에는 미 최정예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팀6’ 대원들을 비롯해 수백명의 특수부대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팀6’은 네이비실 중에서도 최정예팀으로, 2011년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성공시킨 부대다. 케인 의장은 브리핑 도중 ‘이번 작전에 병력이 대략 몇 명 투입됐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비밀을 지키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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