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美의 베네수 공격 평가 당분간 피할 방침…‘애매모호 전략’”

  • 뉴시스(신문)

日정부 관계자 “당분간 피한다는 게 기본 입장”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평가를 당분간 피할 방침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6일 요미우리신문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에 대해 일본 정부가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며 “(미국)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베네수엘라) 체제 전환을 인정하면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행사를 정당화할 구실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미국을) 비판하면 미일 동맹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며 일본 정부는 “당분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일본 정부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에 대한 평가를 피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미국과의 동맹관계와 법의 지배 중요성을 촉구하는 외교 방침 사이의 딜레마에 빠져 비판도 지지도 하지 않고, 태도를 애매모호하게 하는 전략을 그린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입장이 ▲애매모호 ▲지지 ▲비판 등 3가지가 있으나, 가장 선택하기 쉬운 것이 바로 ‘애매모호’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지난 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 정세 안정화를 위한 외교 노력을 진행하겠다”며 미국의 공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당분간은 평가를 피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지지할 경우 동맹 관계를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공격,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사례도 있다. 당시 무력행사 적정 여부 보다 동맹관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일본이 ‘이중 기준’을 가졌다는 비난을 초래할 수 있다.

일본은 중국의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국제법을 바탕으로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판할 경우 중국, 러시아에 대한 자세와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안보, 무역 면에서 미국과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첫 방미를 조율하자고 합의했다. 오는 3월로 방미 시기가 조율되고 있다. 방미를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는 눈의 띄는 주장을 하기 어렵다는 사정도 있다.

닛케이는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을 공동 방위한다는 의식이 희박하다”며 “뜻이 맞지 않는 국가에 관세 정책 등으로 압력을 가해온 경위(전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과거에도 미국이 군사공격을 감행해 국제법 위반 의혹이 있을 때 미일 동맹 관계를 중시하며 관련 평가를 애매모호하게 넘긴 바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해 6월 미군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을 때다. 당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확정적인 법적 평가는 곤란하다”며 “국제법적으로 어떠한 평가가 있을 수 있는지 항상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에도 명확한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이러한 애매모호 전략에도 리스크는 있다.

미국의 군사 공격을 사실상 묵인하는 것처럼 보여, 법의 지배를 중시해 온 기존 입장과의 모순이 드러날 수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이 크게 반발했으나 발언을 철회하지 않으면서 중일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일본 정권이 “베네수엘라 정세에 대해 모호한 전략을 고수한다면 대만 유사에 관한 발언의 경솔함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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