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어떠한 평화 구상에도 열려있어”…대변인 “직접 협상 의미”
젤렌스키도 만남 의향 밝힌 바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양자 회담을 통해 휴전 협정을 진전시킬 의향이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방송사와 만나 “우리는 어떠한 평화 구상에도 열려있다는 점을 수차례 언급해왔다”며 “우크라이나도 같은 입장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대통령이 이날 민간인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을 양자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우크라이나 측과의 직접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 맞다”고 확인했다.
양국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공식적인 직접 회담을 가진 적이 없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전면전을 종식시킬 수 있다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드론 공격을 30일간 상호 중단하자고 제안한 이튿날 나왔다.
러시아 측은 평화적 제안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아직 이 제안에 공식 동의하지는 않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조속한 휴전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종전이 어려워지면 중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위협한 데 이어 21일에는 “(휴전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다(a very good chance)”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휴전안이 우크라이나로서 달갑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미국의 종전 계획에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사실상 인정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양측이 줄다리기를 해온 주요 안건에서 모두 러시아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23일 런던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당국자들과 평화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17일 트럼프 행정부와 우크라이나 및 유럽 당국 간 1차 회담의 후속 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