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노인 돌보고, 노인이 아이들 돌보는 ‘에이지 믹스’ 주거모델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17일 03시 00분


[실버 시프트, 영올드가 온다]
日 간칸모리-英 빌롱 등 공동체주택
“세대간 소통으로 심리적 고립 막고
육아-청년주거 해결 실마리도 제공”

일본 도쿄 닛포리에 위치한 일본 최초의 ‘컬렉티브 하우스’(공동체주택) 간칸모리(かんかん森)의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둘러싸여 서로 형제처럼 자란다. 이곳은 아기부터 70, 80대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공간을 공유하며 함께 생활하고 있다. 간칸모리 입주자는 “아기를 입주민들이 모두 함께 키워준다는 느낌”이라며 “아기가 칭얼거릴 때도 혼자 진땀을 흘리는 게 아니라 공동식당에 나와 있으면 다른 분들이 달래주시기도 한다”고 했다.

공동체주택 간칸모리는 노인이 아이를 돌보고 대학생이 노인을 돌보는 ‘에이지 믹스(age mix)’의 현장이다. 입주자들은 독립된 거주 공간이 있으면서도 공동주방 세탁실 놀이방 정원 텃밭 등을 공유하며 틈나는 대로 함께 식사한다. 이곳의 노인들은 다른 세대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면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영국 체스터의 치매환자 지원 주택단지 ‘빌롱(Belong)’에도 영유아 보육시설이 있다. 이곳 거주 노인들은 아이들을 보며 활기를 얻고, 마을은 세대 간 만남과 모임이 이뤄지게끔 구성돼 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발맞춰 다양한 세대가 섞여서 함께 생활하는 ‘에이지 믹스’ 주거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에이지 믹스 공동체주택이 노인들의 심리적 고립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육아와 청년 주거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18%를 차지하는 미국 뉴욕시도 에이지 믹스를 유도하고 있다. 뉴욕시는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과 값비싼 주거비 때문에 중산층 시니어들조차 외곽으로 밀리는 상태다. 이에 뉴욕시는 대규모 주택 건설에 ‘시니어 가구’가 포함되면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2022년 완공된 뉴욕시 롱아일랜드시티 ‘고담 포인트’ 아파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뉴욕시와 건설사 등이 손잡고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보이는 56층짜리 아파트를 지으면서 11층짜리 ‘시니어 동’을 붙였다. 시니어 약 100가구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을 모두 누리면서 동시에 실제 월세보다 저렴하게 설계돼 있다.

일본엔 손주뻘 되는 대학생들이 혼자 사는 고령자의 ‘짝꿍’이 되어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못토 메이트’ 서비스는 짝꿍이 된 대학생이 정기적으로 고령자의 집으로 찾아와 스마트폰이나 가전기기 사용법 등을 가르쳐준다. 고령자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외출 시 동반하기도 한다.

#영올드#에이지 믹스#실버 시프트#공동체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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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5-04-17 11:58:47

    이런 모델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 아이를 둔 우리네 부모들이 노인들이 자기 아이를 돌봐주는걸 원할까? 우리네 젊은이들이 노인들 돌봐주는걸 할까? 외국에서 성공했다고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하는거 아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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