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기시다 면전서 “US스틸 日매각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정상회담 공동회견 자리서 밝혀
‘동맹보다 국익 우선’ 상징적 장면

“미국 노동자를 상대로 한 약속을 지키겠다. 나는 내가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지난달 US스틸의 매각에 반대한다고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미국과 일본이 전례 없는 밀월 관계를 보이는 와중에도 ‘동맹보다 국익 우선’이라는 태도를 보여 주는 장면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직전 “미 정부가 법에 근거한 적절한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일본 기업은 미국에서 100만 명에 가까운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이런 ‘윈윈 관계’를 굳건히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 기시다 총리와 나란히 서서 ‘난 반대요’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집권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인 노동계 표심을 의식한 발언이다.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하는 데이비드 매콜 전미철강노조(USW) 위원장을 초청했다.

US스틸이 12일 이번 인수 안건을 다루는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다만 주주 찬성과 별개로 미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합병이 최종 성사된다. 미 법무부는 일본제철의 인수 시도가 독과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바이든#기시다#정상회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