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新국가보안법 통과에…美·EU 등 서방 일제히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20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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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홍콩의 폐쇄 가속화할 것"
EU "홍콩의 자유와 정치 다원주의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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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반역이나 내란 등에 대해 최고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홍콩판 신(新)국가보안법’이 입법회(의회)를 통과한데 대해 미국과 영국이 우려를 표명했다.

19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한때 개방적이었던 홍콩의 폐쇄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파텔 대변인은 또 “우리는 광범위하고 모호하게 표현된 해당 법의 조항에 놀랐다”면서 “이는 비민주적으로 선출된 입법부에서 짧은 대중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이 법은 홍콩의 기본적 자유와 정치적 다원주의 침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U는 “외국의 간섭 및 국가 기밀과 관련된 이 법안의 광범위한 조항과 광범위한 정의는 특별한 우려 사항으로 보인다“며 ”상당히 증가된 처벌, 이 법안의 역외 적용 범위 및 부분적으로 소급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한다”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도 데이비드 캐머런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새로운 법은 홍콩이 누리는 권리와 자유를 더욱 훼손할 것”이라면서 “홍콩 당국은 기본법에 보장된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고 높은 수준의 자치권과 법치를 수호하고, 국제적 약속과 법적 의무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외교부는 또 “입법 절차를 단축해 통과시킨 해당 법은 홍콩의 모든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국가 안보와 외부 간섭에 대한 광범위한 정의는 홍콩에서 살고 일하고 사업하는 사람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입법회 주석과 의원 88명은 19일 저녁 전원 찬성으로 신 국가보안법 격인 ‘기본법 제23조’를 입법화했다.

친중국 의원들로만 구성된 홍콩 입법회는 지난 8일 법안이 최초 공개된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법안을 통과시켜달라’는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의 호소에 따라 지난 1주일 동안 매일 회의를 열어 이날 통과시킨 것이다. 리 장관의 서명을 거쳐 이 법안은 오는 23일 발효된다.

중국 중앙정부는 2019년 홍콩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했는데 새 국가보안법은 기존 보안법을 홍콩 정부가 자체 보완하는 성격이 크다.

기본법 제23조는 국가 분열과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39개 안보 범죄 규정 및 처벌 조항을 담고 있다.

특히 외국 세력과 공모해 특정 범죄를 저지르는 데 대해 독립적인 범행보다 처벌 수위를 더 높였다.

리 장관은 “오늘은 홍콩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국네앰네스티의 사라 브룩스 중국팀장은 “이 법은 홍콩의 인권에 또 다른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면서 ”당국은 대중의 항의가 가장 파괴적인 요소에 대응할 수 있다는 마지막 희망까지 없애버렸고, 지금은 홍콩인들에게 가장 파괴적인 순간”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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