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군 오폭으로 민간인 최소 85명 사망…“빙산의 일각”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7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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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군의 군용 드론이 지난 3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북부 카두나주의 민간인을 오인 공격하면서 85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6일 워싱턴포스트는 나아지리아의 정보 회사 SBM 인텔리전스의 집계를 인용하면서 2017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나이지리아 공군의 14건의 공습으로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지난 3일 발생한 공격은 공군이 아닌 육군 항공대에 의해 수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SBM의 수석 보안 분석가 컨피던스 맥해리는 설명했다.

나이지리아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무장 단체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등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나아지리아에 대한 10억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그러나 군과 관련한 인권 문제로 인해 미국 정치권은 나이지리아군에 대한 지원을 비판하고 있다.

맥해리는 “(나이지리아)군은 이러한 실수를 검토하기 위한 개혁과 내부 검토 절차에 무방비 상태”라며 “조사도 없고, 내부 검토 메커니즘도 부재하다. 피해자 가족에 대한 보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나이지리아군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군은 지하드 무장 단체를 겨냥한 드론 중 하나가 무슬림 축제인 ‘마울루드’를 즐기고 있는 투둔 비리 마을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앰네스티와 현지 언론과 인터뷰한 생존자에 따르면, 항공기는 밤 9시 30분에 폭탄 두 개를 투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오폭 사실을 인정한 후 이날 볼라 아흐메드 티누부 대통령이 사고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군은 사상자 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당국이나 지역 주민들은 8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여성과 어린이, 노인이었다. 나이지리아 군 수뇌부는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민간인 장례식에 참석했으며, 나이지리아 육군 참모총장 타오레드 라그바자 중장은 이번 사건을 “중대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생존자인 이드리스 타히루는 채널 TV와의 인터뷰에서 “첫 번째 폭탄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고 몇 분 만에 사람들이 희생자를 찾기 위해 돌아왔고 비행기가 다시 돌아와서 폭탄을 다시 투하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군이 겨냥한 ‘도적’ 집단은 카두나주에서 활동하긴 하지만 어째서 이 마을을 노렸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WP는 지적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Royal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의 아프리카 프로그램 부연구위원인 매튜 페이지는 “국가가 공습을 내부 치안 확보 수단으로 사용할 때 민간인 사상자는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나이지리아군은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열악한 거버넌스, 부패, 소외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인 및 무인 공군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일련의 사건 중 가장 최근에 벌어진 것이며, 결코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잘못된 정책과 부실한 리더십이 실질적인 인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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