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뭐길래”…거대한 공동묘지로 변한 가자지구 최대 병원

  • 뉴스1
  • 입력 2023년 11월 14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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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봉쇄로 인도적 위기에 처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로 인해 수천 명이 병원에 갇혀 있을 수 있으며, 부패한 시신들이 쌓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약 600명이 현재 병원에 남아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병원 인근에는 처리할 수 없거나, 매장 할 수도 없고 영안실로 가져갈 수 없는 시체들이 있다”며 “병원이 더 이상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거의 공동묘지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병원에 환자 약 650명을 비롯해 직원 200~500명과 피난처를 찾는 약 1500명 등 최소 2300명이 여전히 병원에 있다고 발표했다.

알시파 병원의 관리자인 무함마드 아부 셀미아 박사는 약 150구의 시신이 부패해 불쾌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 당국이 아직 시신을 병원 외부로 내보내 매장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고 있으며, 개들이 병원 부지로 들어와 시신을 먹기 시작했다고 참혹한 상황을 묘사했다.

병원의 전기와 연료 공급 중단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인큐베이터 미숙아의 생명이다. 셀미아 박사는 현재까지 산소 부족으로 미숙아 7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당국과 미숙아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협상을 시도했지만, 결국 합의를 보는 데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스라엘 측의 주장과는 다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수석 고문인 마크 레게브는 이스라엘 당국이 아기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음에도 오히려 하마스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제공한 연료를 받지 않았으며, 구급차로 아기를 수송하는 것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땅굴을 구축해 의료 시설을 전쟁터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알시파 병원 관계자들은 병원 지하에 하마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치유의 집’이라는 의미가 담긴 알시파 병원은 가자지구에서 가장 크고 광범위한 의료 단지로, 외과, 내과, 산부인과 등 세 가지 전문 시설로 구성돼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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