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에 비자면제 적용…최장 90일 무비자 체류 가능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을 비자면제 프로그램(WP) 적용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계 미국 국민의 입국을 차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내린 것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국토안보부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인적 유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비자면제 대상국 명단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스라엘 국민은 오는 11월 30일부터 최장 90일 동안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전자여행허가(ESTA)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0년 동안 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비자면제국으로 지정되려면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테러대응, 사법집행,이민정책, 문서보안, 국경관리와 관련된 요구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해당국에 입국·체류하는 모든 미국인 여행자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을 상대로 예루살렘이 아닌 요르단의 알렌비 다리를 통해 서안지구에 출입하도록 강요했다. 또한 수도 텔아비브 인근의 벤 구리온 공항 이용에도 제한을 뒀다.

미국은 자국민을 차별하는 이스라엘의 행태 때문에 비자 면제국 지정을 유보해 왔다. 그러나 지난 7월 관련 협약을 체결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의 서안지구 출입 규제를 철폐하고 자국 입국에 제한을 두지 않자 지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사법 무력화 시도로 미국과 마찰을 빚어온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20일 뉴욕에서 유엔총회를 계기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지 일주일 만에 미국에서 전향적인 조치가 나오자 경색됐던 양국관계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12명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모든 미국인 여행자를 동등하게 대우해야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이스라엘이 차별 철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는데도 특혜를 줬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