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장관 회의, 공동성명 없이 종료…우크라戰 놓고 엇갈려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회원국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25일(현지시간) 공동성명 없이 종료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 대표단이 공동성명에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관련 문구를 넣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G20 회원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칭하며, 이를 침공이나 전쟁으로 부르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서방 국가 대표단은 이번 성명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당시의 선언에서 후퇴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당시 G20 정상들은 대부분의 회원국이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선언을 채택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 여기서 빠졌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러시아의 전쟁을 비난하는 성명이 코뮈니케에 포함돼야 한다. 우리는 발리에서도 그랬고 나 또한 이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도는 공동성명을 이끌어내기 위해 코뮈니케에 “전쟁”이라는 단어 대신에 위기나 도전 같은 표현을 쓰자며 서방과 대립했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하고 전반적인 회의 내용만 요약한 의장 성명문만 발표했다.

의장국인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것을 거부하고,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대폭 늘리는 등 전쟁에 대체로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인도는 러시아의 전쟁을 규탄한다는 데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한 모든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의장 성명문에서 “갈등의 평화적인 해결, 위기 해결을 위한 노력, 외교와 대화는 필수적”이라며 “지금은 전쟁의 시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G20의 한 고위 소식통은 러시아와 중국이 서방 국가들의 제안을 차단함에 따라 코뮈니케를 둘러싼 협상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올해 남은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4월 미국 워싱턴DC, 7월 인도 구자라트, 10월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